최근 5년은 역대 가장 무더운 시간, 행동에 나서야…유엔서 기후행동정상회의

2019.09.24 17:32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지구 평균 온도가 인류가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도 1.1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달 2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1년 파리기후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국과 민간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당사국은 지난 2015년 파리에 모여 2020년 이후의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해 파리기후협정을 채택했다. 당사국들은 오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막고 가급걱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등자연이 분노로 반격하고 있다”며 “긴급히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삶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행동할 때”라며 “77개국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16세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도 이날 단상에 올라 세계 지도자들의 책임을 따졌다. 툰베리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생태계 전체가 붕괴하고 있지만 당신들은 돈과 끊임없는 경제 성장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며 “당신들의 빈말이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며 “미래 세대들이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를 망치려고 하면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정상회의 하루 전 기후 관련 기관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 제공
유엔환경계획(UNEP)은 정상회의 하루 전 기후 관련 기관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 제공

기후변화의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정상회의 하루 전 유엔환경계획(UNEP)은 세계기상기구(WMO)와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 등 기후 관련 기관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지구 온도는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인 1850~1900년과 비교하면 1.1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0.2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빙하 유실과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졌다. 1979년부터 2018년까지 북극의 여름 얼음 면적은 10년마다 12%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손실되는 얼음의 양도 같은 기간 6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수면 상승률도 1997년에서 2006년 사이 연간 3.04mm에서 2007년에서 2016에는 연간 4mm로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보고서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가 녹는 속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같은 기간 해수의 산성도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8년 전년 대비 2% 증가해 370억t을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407.8㏙(100만분의 1)으로 나타났다. 지구 대기권에 400㏙ 이상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있었던 때는 전 세계 온도가 지금보다 2~3도 높았던 300만 년 전이다.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198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각각 연간 1.42㏙, 1.86㏙, 2.06㏙으로 가속화했다.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가스와 이산화질소의 농도는 각각 1859PPB(10억분의 1)와 329.9PPB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이산화탄소 농도는 146%, 메탄은 257%, 이산화질소는 122% 증가한 수치다.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제출한 목표치인 국가결정기여(NDC)도 파리협약을 이행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계산하는 수치인 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계산해보면 현재 전 세계 NDC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환산t을 6Gt(Gt=10억t) 낮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NDC를 모두 이행해도 2100년에는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9도에서 3.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2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NDC가 3배가 되어야 하고,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5배로 증가해야 한다”고 봤다.

 

이날 회의에서 약 60개국 정상들은 각국의 계획을 발표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재생에너지를 늘려 비 화석연료 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세계 4위 탄소배출 국가인 러시아도 이날 파리협정을 비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발언에서 기후변화를 막을 강력한 대책 발표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이날 “중국과 EU 등은 기대와 달리 신속한 목표를 알리지 않았다”며 많은 국가가 부분적인 약속을 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2017년 파리협약을 탈퇴한 미국을 향한 비판도 곳곳에서 나왔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국가들은 파리협정을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며 “몇몇 나라들이 탈퇴한다 해도 세계 공동체의 의지를 흔들거나 역사적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파리협정에 반하는 국가와는 새로운 통상교섭을 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깜짝 참석해 약 15분간 모디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자리를 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유엔 개발계획 집행이사회 의장국으로 활동해온 것처럼 국제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녹색기후기금 공여액을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유엔 산하 국제금융기구다. 사무국은 인천 송도에 있다. 한국은 1차 공여 기간인 2015년에서 2018년 사이 1억 달러를 녹색기후기금에 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한국의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공여액은 2억 달러로 늘게 됐다.

 

문 대통령은 “내년 제2회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선언한다”며 “내년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는 파리협정과 지속가능목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4G는 덴마크 주도로 만들어진 기후변화 대응 12개국 간 협의체다.

 

한국은 석탄발전 비중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국내 석탄 발전은 전체 발전의 52.3%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와 관련해 한국형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로 조기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 최초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감축했고 2022년까지 6기를 더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에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며 “내년에 제출할 ‘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에 한국의 의지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매년 700만 명 이상 대기오염으로 조기사망하고 있다”며 “대기질 개선을 위해 공동연구와 기술적 지원을 포함한 초국경적인 국제협력과 공동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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