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팀이 DNA의 염기 중 하나를 바꿀 수 있는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 가위'의 새로운 기능을 최초로 밝혀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배상수 한양대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아데닌 염기 뿐 아니라 시토신 염기도 치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유전물질인 DNA를 이루고 있는 기본단위인 핵산은 구성요소 중 염기가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등 4가지다. 이 염기순서에 따라 담고 있는 유전정보가 달라지고, 생성되는 단백질도 달라진다.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2017년 개발한 기술로, 염기 하나를 다른 염기로 바꿀 수 있다. 지금까지는 타깃이 되는 DNA 염기서열에서 아데닌을 구아닌으로 바꾸는 작용만 알려져 있었다.
이 유전자가위는 'DNA의 한쪽 사슬을 자르는 효소(nCas9)'와 아데닌 염기를 분해하는 '탈아미노효소'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탈아미노효소는 인위적으로 제작한 단백질이기 때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를 실제 연구,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하려면 먼저 탈아미노효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해야 했다. 예를 들면 아데닌 외에도 다른 염기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전체의 다양한 부위에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적용했다. 그리고 DNA 염기서열을 해독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염기가 바뀌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아데닌뿐만 아니라 시토신도 다른 염기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냈다. 그런데 서열에 따라서 어떤 시토신은 다른 염기로 바뀌고 어떤 것은 바뀌지 않았다.
연구팀은 특정 서열에서만 시토신이 바뀐다는 것을 예상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가령 5'-TCC-3'처럼 시토신이 두 개 이상 존재하는 서열에서만, 정확히 가운데에 있는 시토신을 다른 염기로 치환했다.
배상수 교수는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시토신도 치환할 수 있다는 새로운 작용을 알아낸 만큼, 추후 이 기술을 유전자치료제 또는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거나 농축산물 품종을 개량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온라인판 24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