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이리듐’ 적게 사용해 전기분해로 수소 얻는 고효율 촉매 개발

2019.09.23 12:05
백종범 UNIST 교수(왼쪽)와 이번 연구를 주도한 펑리 연구원. UNIST 제공.
백종범 UNIST 교수(왼쪽)와 이번 연구를 주도한 펑리 연구원. 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데 쓰이는 백금 촉매보다 효율이 높고 내구성이 좋은 이리듐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중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리듐(Ir)-질소(N)-탄소(C)로 이뤄진 물질을 합성하고 촉매 효율을 높인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분해 수소 발생 반응에서 촉매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물 속에 있는 수소 원자가 촉매에 잘 붙는 흡착과 수소 원자 2개가 모여 분자가 됐을 때 촉매 표면에서 잘 떨어져 나가는 탈착 반응이 잘 이뤄져야 한다. 촉매의 수소 흡착과 탈착 특성은 반비례하는데 흡착과 탈착 반응 사이에 적절한 조율이 이뤄지는 촉매 물질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백금 촉매를 대체할 물질로 꼽히는 이리듐에 주목했다. 이리듐은 백금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촉매 효율을 높이면 교체 주기가 길어 경쟁력 있는 촉매 물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소 발생 반응을 위한 수소 원자를 흡착시키는 반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소 원자가 이리듐 표면에 붙는 데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리듐의 수소 원자 흡착 에너지를 낮추는 데 ‘질소와 탄소로 이리듐 원자의 전자껍질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는데 전자가 위치하는 곳을 전자껍질이라고 한다. 이리듐 주변에 전자를 좋아하는 성질이 큰 질소와 탄소를 적절히 배치해 수소 원자를 당기는 힘을 키운 것이다. 마치 줄다리기할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당기는 힘이 더 커지는 원리와 같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원자 내 전자들의 모야과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범밀도함수 이론’을 적용했다. 범밀도함수 이론 계산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공 모양의 빈 공간을 갖는 이리듐-질소-탄소 촉매를 합성했다. 공 모양의 플라스틱 입자 표면에 세 원소를 입힌 후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입자 표면에 이리듐과 질소, 탄소가 균일하게 분포됐다. 

 

이렇게 개발한 촉매 물질의 수소 발생 성능을 확인한 결과 기존 백금 촉매나 순수 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뛰어났다. 열분석 장비로 살펴본 결과 이리듐 함량도 7%에 그쳤다. 가격이 비싸지만 소량의 이리듐만 사용하면서 값싼 탄소와 질소를 섞어 고효율 촉매를 만들어낸 것이다. 

 

백종범 교수는 “고가인 이리듐을 아주 소량만 사용해 고효율 촉매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며 “이리듐 촉매는 교체 주기가 백금에 비해 2배 이상 길기 때문에 상용화할 경우 효율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 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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