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사건 해결 일등공신은 'DNA 마커 분석'과 '신원확인정보DB'

2019.09.19 17:10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화성연쇄살인사건 일부의 유력한 용의자가 DNA 분석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랜 미제사건을 해결한 기술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용의자를 찾는 데 기여한 두 가지로 증거물에서 DNA를 채취해 해독하는 기술과, 2010년 이후 구축된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꼽힌다. 

 

DNA 분석의 첫 단계는 시료에서 DNA를 채취하는 과정이다. DNA는 혈액이나 정액 등 체액은 물론, 지문에 일부 묻은 적은 양의 상피세포로도 채취가 가능하다. 이 가운데 옷 등 천에 묻은 혈액이나 정액에서는 세포를 따로 잘 떼기 쉽지 않기 때문에 묻은 부분을 그대로 잘라 낸 뒤 DNA를 채취한다. 사건 현장이 잘 보존돼 있고 지문 채취가 가능할 경우는 지문에 남은 상피세포에서 소량의 DNA를 채취할 수 있다. 지문의 98%는 물로 이뤄져 있고 나머지가 상피세포와 땀 분비물이다. 


이렇게 채취한 시료의 세포를 깨는 작업이 뒤따른다. 세포막을 분해하는 효소를 쓰기도 하지만, 성범죄 수사에 이용되는 정자의 경우 이 효소에 내성이 있어 화학물질로 분해한다. 세포를 분해하면 안에 있던 DNA가 빠져나온다. DNA를 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분리해 낸 뒤 적은 수의 DNA를 복제를 통해 수를 늘리는 증폭 과정을 거친다.


두 번째 단계는 증폭된 DNA 가운데 ‘마커’라는 DNA 부위를 비교, 대조해 용의자나 실종자를 찾는 과정이다. 마커는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 대표적 부위를 찾아놓은 것으로, 현재는 ‘짧은연쇄반복(STR)’이라는 일종의 반복 서열을 이용한다. 신경진 연세대 의대 교수(법의학)는 “증거물 DNA와 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하는 경우 가장 뛰어난 마커”라고 말했다. '단일염기다형성(SNP)'이라는 변이를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도 있지만, 이 기술은 발굴된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다른 용도에 더 적합하다.

 

국내에서는 총 13개의 STR을 마커로 이용해 왔으나, 2018년 1월부터 20개로 마커를 늘려 사용하고 있다. 마커가 늘면 정확도도 높아지고, 용의자를 찾을 성공률도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법의학 전문가는 “개인 DNA는 양이 많지 않기도 하고, 오래된 시료의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마커가 (손상돼)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3개의 마커를 쓸 때는 5개의 마커만 잃어도 (용의자나 실종자) 검색이 안 되는데, 20개의 마커를 쓰면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용의자를 찾는 데 기여한 또다른 공신은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다.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에 규정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DNA 신원확인정보와 범죄현장의 증거물에서 분석된 DNA 신원확인정보를 수록해 서로 비교하는 방법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 1995년 영국에서 최초로 DB가 운영되기 시작했고 미국은 1998년 연방 DB가 설립됐다. 2017년까지 64개국이 운영 중이다. 한국은 다소 늦은 2010년 DNA 법이 제정되면서 운영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수형인 16만 6656명, 구속피의자 6만 6565명 등 총 23만 3221명의 시료가 채취돼 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