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재발하는 이유는 '카니발리즘'

2019.09.17 22:00
유방암에 걸린 쥐 모델에게 독소루비신 화학요법 치료를 했더니 일부 암세포(초록색)가 다른 암세포(빨간색)를 에워싸고 잡아먹는 현상이 일어났다(①~④ 순서대로). 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은 이 암세포들이 이런 과정으로 에너지를 얻어 치료 후 살아남아 재발, 전이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탈 토네슨머레이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유방암 환자가 화학요법 치료를 받더라도 일부는 완치되지 못하고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화학요법은 약물이 암세포의 DNA를 공격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제임스 잭슨 미국 툴레인대 의대 생화학및분자생물학과 교수팀은 17일 유방암 환자가 화학요법 치료를 받을 때 일부 암세포가 다른 근접한 암세포를 잡아먹으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을 실험으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세포 세계에서 일종의 '카니발리즘(인육을 먹는 관습)'이 일어나는 셈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 화학요법 치료를 해도 일부 종양이 휴면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재발하는 것에 주목했다. 유방암 조직에 흔히 암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독소루비신을 주입했다. 원래 이 약물은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사멸하는 치료에 사용된다. 하지만 TP53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는 암세포의 일부가 휴면상태에 빠졌다가 노화된다. 

 

연구팀은 노화한 암세포를 실험실에서 관찰한 결과 일부가 다른 암세포들을 에워싸고 백혈구가 미생물을 잡아먹듯이 잡아먹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 현상은 암이 발생한 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다른 암세포를 잡아 먹은 암세포는 결국 화학요법 치료가 끝난 뒤 다시 살아남았다. 게다가 다른 암세포를 잡아 먹지 않은 다른 노화된 암세포에 비해 오랫동안 생존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탈 토네슨머레이 박사후연구원은 "암세포들이 주변 다른 암세포를 잡아 먹음으로써 힘을 얻어 생존을 유지하고, 추후 다시 세포분열을 시작해 암을 전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잭슨 교수는 "이런 현상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으면 화학요법으로 치료율이 낮은 유방암 환자를 지금보다 훨씬 높은 효율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생물학회지' 17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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