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사고 사망률 300만분의 1인데 환자관리 미흡으로 죽을 확률은 300분의 1

2019.09.16 14:26
WHO가 진료와 처방, 의약품 사용 같은 의료 활동 중에서 합병증 발생이나 예상치 못한 사망을 막기 위해 올 17일부터 매년 9월 17일을 ′세계 환자 안전의 날′로 지정했다. WHO 제공
WHO가 진료와 처방, 의약품 사용 같은 의료 활동 중에서 합병증 발생이나 예상치 못한 사망을 막기 위해 올 17일부터 매년 9월 17일을 '세계 환자 안전의 날'로 지정했다. WHO 제공

지난 1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환자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9월 17일을 ‘세계 환자 안전의 날’로 정하고 치료 과정에서의 사망률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환자 안전 관리’란 진료와 처방, 의약품 사용 같은 의료 활동 중에서 합병증 발생이나 예상치 못한 사망을 막는 것이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현재 1분마다 환자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들 중 40%는 환자 안전 관리에 실패한 탓에 목숨을 잃는다.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300만 명 중 1명인데 비해, 환자 안전 관리 문제로 사망하는 비율은 300명 중 1명꼴로 훨씬 흔하고 심각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매년 전 세계 수백 명이 병을 고치고 건강을 찾기 위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다”며 “특히 소득이 낮은 국가들에서는 매년 260만 명씩 안전문제 때문에 사망한다”고 말했다. 


가장 거대한 구멍은 ‘진단-처방-약물 오남용’

 

환자의 안전 관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진단에 따른 의약품 처방과 사용’이다. 진단 오류로 인해 잘못된 약품을 처방하거나, 불명확한 처방전 탓에 약물을 오남용해 매년 수술 중, 또는 수술 직후의 환자 최대 25%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며 100만 명가량이 사망한다. WHO 제공
환자의 안전 관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진단에 따른 의약품 처방과 사용’이다. 진단 오류로 인해 잘못된 약품을 처방하거나, 불명확한 처방전 탓에 약물을 오남용해 매년 수술 중, 또는 수술 직후의 환자 최대 25%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며 100만 명가량이 사망한다. WHO 제공

WHO에 따르면 환자의 안전 관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진단에 따른 의약품 처방과 사용’이다. 진단 오류로 인해 잘못된 약품을 처방하거나, 불명확한 처방전 탓에 약물을 오남용해 매년 수술 중, 또는 수술 직후의 환자 최대 25%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며 100만 명가량이 사망한다. 

 

WHO는 병원 내 환경 관리나 방사선 노출도 환자 안전과 관련이 있으며 환자 건강을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년 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의 최대 25%가 수술 도중, 또는 수술 직후에 사망한다. 수술 방법 자체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병원 내 환경이 청결하지 못해 항생제 내성균 등에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WHO에서는 수술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지난 50년간 감소해왔지만,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여전히 그 비율이 고소득 국가에 비해 2~3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숙련되지 않은 방사선사가 X선 등 방사선을 의료에 활용하거나, 방사선영상 결과르 잘못 해독하거나, 방사선에 과다 노출되는 등의 이유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WHO는 지난 30년 동안 의료목적 방사선 사용 통계 자료를 검토한 결과 1만 건 중 15건이 환자의 생명을 위협했다.

 

이외에도 환자 안전 관리 실패로 인해 혈전이 혈류를 타고 가 폐색을 일으키는 ‘정맥혈전색전증’, 한 부위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 피하조직이 괴사하는 ‘욕창’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의 질만큼 환자 안전 보장이 중요

 

WHO 제공
WHO에 따르면 특히 저소득, 중간소득 국가에서 환자 안전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WHO는 세계 환자 안전의 날을 지정하고 환자의 안전 관리에 대한 캠페인을 전 지구적으로 펼쳐, 치료 가능한 환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을 막고자 한다. WHO 제공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의료서비스가 선진화된 국가에서는 환자 안전으로 인한 문제가 비교적 적다. 가령 캐나다에서는 병원 치료 중 환자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 비용의 7분의 1을 소비한다. OECD에서는 회원국들이 환자의 안전 관리를 위해 의료 비용의 15%를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문제는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환자 안전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는 것이다. WHO가 이집트, 요르단, 케냐,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단, 튀니지, 예멘 등 8개국의 병원 26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의료 활동 중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은 8%였으며 이 중 83%는 예방이 가능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30%가 사망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들 사망은 대부분 피할 수 있었으나 환자 안전에 대한 무지 때문에 아까운 생명을 놓쳤다”며 “환자의 안전 관리에 대한 캠페인을 전 지구적으로 펼쳐, 치료 가능한 환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매년 세계 환자 안전의 날을 통해 병을 고치고 생명을 살리려면 의료의 질도 높여야 하지만, 먼저 어느 병원에서든지 환자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오는 17일 첫 세계 환자 안전의 날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제도(제트분수), 이집트 카이로의 피라미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타워, 오만 무스카트의 로얄오페라하우스, 미국 보스턴 자킴 브릿지 등 세계 곳곳의 명소를 오렌지색 조명으로 밝힌다.

 

WHO 제공
WH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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