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청소부 '자가포식' 선택적 조절 메커니즘 찾았다

2019.09.16 13:32
전영수 GIST 생명과학부 교수. GIST 제공.
전영수 GIST 생명과학부 교수. GIST 제공.

세포의 ‘자가포식(오토파지)’은 악조건에 살아남으려는 세포 반응 중 하나로 세포가 제 몸 일부를 스스로 잡아먹는 현상을 말한다. 세포가 항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 생존하기 위한 작용으로, 이 현상을 처음 발견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지난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전영수 세포로지스틱스연구센터 센터장(생명과학부 교수)이 이창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자가포식’ 현상이 단백질의 4차 구조를 통해 선택적으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세포가 어떤 물질을 분해할지 선택하는 데 단백질 복합체 구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향후 자가포식 관련 질환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가포식은 불필요한 물질을 세포 내에서 스스로 분해하는 일종의 ‘청소’다.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있는 세포 내의 작은 주머니인 ‘리소좀’에서 일어나는데, 리소좀으로 가져올 물질을 선택하는 원리는 기존 연구를 통해 규명됐다. 

 

세포 내 불필요한 물질을 골라내 리소좀까지 옮기는 데 관여하는 대표적인 단백질은 ‘Vac8’이다. 이 단백질이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자가포식 유형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Vac8 단백질이 Nvj1 단백질과 결합하면 세포핵 일부분을 분해하는 자가포식이 작동하지만 Atg13 단백질과 결합하면 세포질 가수분해 효소를 리소좀을 수송하는 ‘Cvt 경로’를 작동시킨다. 하지만 Vac8 단백질이 이들 단백질과 결합하는 구체적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단백질 결정을 이용한 ‘X-선 결정법’과 ‘X-선 소각 산란 분석법’을 이용해 Vac8 단백질이 결합하는 단백질에 따라 4차 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단백질의 4차 구조란 여러 개의 폴리펩타이드가 소수성 결합 때문에 모여 하나의 단백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4차 구조가 달라지면 달라진 구조에 따라 자가포식의 유형도 결정됐다. 

 

연구팀은 효모를 이용해 Atg13 단백질 결합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돌연변이를 유도해 검증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Atg13 결합 구조에 문제가 생기자 세포핵 일부분을 분해하는 자가포식은 나타났지만 Cvt 경로 관련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단백질 4차 구조에 이상이 나타나면 특정 자가포식이 일어나지 않음을 입증한 것이다. 

 

전영수 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단백질이 어떻게 다양한 형태의 자가포식 과정을 선택적으로 매개할 수 있는지를 규명한 것”이라며 “파킨슨병이나 치매, 암, 노화 등 자가포식 관련 질환의 치료법을 찾는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자가포식 분야 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 9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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