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러닝화 수석 디자이너가 말하는 꿈의 운동화

2019.09.14 06:00
개발 중인 러닝화를 신고 실제로 달려보며 러닝화의 기계적 생체역학적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Brooks Running 제공
개발 중인 러닝화를 신고 실제로 달려보며 러닝화의 기계적 생체역학적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Brooks Running 제공

“달 위에서 공룡과 함께 뛴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드레날린’ ‘글리세린’ ‘DNA’… 모두 운동화에 붙는 이름이라면 믿겠는가. 세계 3대 러닝화 브랜드로 꼽히는 미국의 ‘브룩스 러닝’은 이처럼 재미있는 네이밍의 운동화를 출시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브룩스 러닝 본사에서 러닝화 디자인을 책임지는 어헌 로리네이트 디자인 디렉터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어떻게 브룩스에서 러닝화 디자인을 하게 됐나? 

 

저는 대학(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니모 이큅먼트’라는 아웃도어 제품 회사에서 배낭과 텐트를 만들며 디자인 일을 시작했죠. 신발 디자이너로 활동한 것은 2009년부터입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신발 디자인 컨설팅 회사 ‘ADC’와 ‘써코니’(스포츠 브랜드)를 거쳐 브룩스에 오게 됐습니다. 브룩스가 러닝에 특화된 브랜드라는 점에 끌렸습니다.

 

-지금까지 디자인한 러닝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모델은? 

 

‘레비테이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레비테이트는 2017년 출시된, 고기능성 폴리우레탄 신소재 중창이 적용된 기능성 운동화다). 바닥부터 완전히 새로운 신발을 만들기 위해, 또 색다른 달리기 경험을 주기 위해 디자인 과정에서 수많은 실험과 반복,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할 일이 많았지만 결국 새로운 재료와 제작 방식을 확립해냈습니다. 

 

신발 디자이너 어헌 로리네이트. Brooks Running 제공
신발 디자이너 어헌 로리네이트. Brooks Running 제공

-운동화 한 켤레를 디자인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그리고 이때 기술적인 측면은 얼마나 고려하는가?
 
중창, 겉창, 소재, 갑피 등을 설계하는 데는 약 10주가 걸립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철저하게 테스트해 신발 한 켤레가 상품 판매대에 올라가기까지는 대략 18~22개월이 걸립니다. 스타일은 재료와 생체역학 기술의 진보를 따라갑니다. ‘레비테이트’를 처음 디자인할 때 만족스러운 착용감을 얻기 위해 적어도 100가지가 넘는 재료 조합을 검토했습니다.

 

-과학 용어에 착안해 이름이 붙은 운동화가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디자인과 과학의 파트너십을 반영한 네이밍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회사 내부의 생체역학 담당 팀과 재료 과학자, 화학공학자, 마모 테스트 기술자, 운동선수 등 다양한 기술적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함께 이름을 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선택한 신발 재료나 제작 과정에 담겨 있는 특징을 표현하고자 심미적인 스토리를 입힙니다.

 

-운동화를 디자인할 때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는가?

 

시장 조사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실제 러너들에게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어떤 러닝화를 원하는지, 실제로 신었을 때 어떤지 조사합니다. 또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참고할 만한 심미적인, 흥미로운 추세가 있는지도 연구합니다. 이를 통해 러너들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그리고 경쟁회사들이 제공하는 것 이상의 러닝화를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발과 다리에 센서를 붙이고 시험한다. Brooks Running 제공
정확한 분석을 위해 발과 다리에 센서를 붙이고 시험한다. Brooks Running 제공

-앞으로 어떤 종류의 운동화를 만들고 싶은가?

 

달리기의 가장 큰 걸림돌인 ‘동기부여’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달리기를 ‘게임’처럼 만드는 겁니다. 가상현실(VR) 기술과 소셜 연결을 접목해서 친한 친구 그리고 공룡과 함께 달 표면을 달릴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울 겁니다. 올림픽 선수에게 달리기 수업을 받거나, 전문가에게 러닝 패션을 조언 받는 것도 재밌겠죠. 

 

-신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저희 팀에는 여러 가지 배경을 가진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속해 있습니다. 보통은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 외에 3D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재료 디자이너, 색상 및 트렌드 전문가도 있죠.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부터 예술학교, 주립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딴 사람까지 배경도 저마다 다릅니다. 결국은 그 사람이 가진 개성, 경험, 관점이 중요합니다. 

 

-신발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언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연습을 해보길 바랍니다. 디지털상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디자이너는 결국 ‘메이커’가 돼야 합니다.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디자이너로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좋든 싫든 대중을 두는 건 당신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당신이 더 나아질 수 있게 도와줍니다. 

 

▼ 이어지는 기사를 보려면?

Intro. 내 안의 달리기 본능

Part1. 너는 지금 달리기가 하고 싶다

Part2. 26개 뼈와 33개 관절의 정교한 하모니

Part3. 너의 발에 날개를 달아줄게

Part4. 기회는 지금이야 당장 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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