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CO2 증가량, 세계 최대 공업지역 中광저우와 맞먹어"

2019.09.09 16:31
도시가 이산화탄소 배출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사실이 위성 관측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결과 재확인됐다. 서울은 중국 광저우 지역과 맞먹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지역으로 꼽혔다. 위키미디어 제공
도시가 이산화탄소 배출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사실이 위성 관측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결과 재확인됐다. 서울은 중국 광저우 지역과 맞먹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지역으로 꼽혔다. 위키미디어 제공

서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증가량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이란 테헤란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이 위성 관측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기존에도 국가나 도시 별 배출량 통계자료(인벤토리)를 통해 서울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이 크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를 실제 위성 관측을 통해 다른 도시와 비교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서울의 배출 증가량이 세계 최대 공업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국 광저우 일대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도시 차원의 대책 마련과 체계적 모니터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공동 연구팀은 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해 전세계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원격탐사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원격탐사’ 8월호에 발표됐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힌다. 특히 매해 늘어나는 탄소배출량의 약 70%는 도시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도시 차원에서 직접 측정하는 국가가 드문 데다, 그나마 측정하는 도시마다 각기 다른 측정 시스템을 써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현재 도시별 배출량은 주로 지상에서 화석연료 사용량 등을 바탕으로 배출량을 계산하고 있다. 이 방법으로 배출량이 조사되고 있는 도시는 전세계적으로 400개가 채 안 된다.


정 교수팀은 직접 관측을 통해 기존에 인벤토리를 통해 알려진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을 재측정했다. 연구팀은 NASA가 보유한 이산화탄소 관측위성인 궤도탄소관측위성-2(OCO-2)를 이용해 2014~2018년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OCO-2는 가로세로 2km 범위의 공간을 관측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다. 좁은 지역을 관측하기에 모든 도시를 관측하지는 못하지만, 세계 주요 도시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여수 등의 도시가 관측돼 있다.


정 교수의 분석 결과, 위성 관측 자료와 기존 인벤토리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관측을 인벤토리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의 보완 기술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지구 전체적으로 도시는 주변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이 1.07ppm 큰 것으로 나타나, 도시가 주요한 기후변화 유발 요인이라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북반구 도시는 1.05ppm, 남반구는 0.96ppm 증가해 북반구 도시의 배출 증가량이 더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도시에서 보고한 화석연료 사용량을 바타으로 산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가로축)과 이번에 새로 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세로축)에 따라 도시를 분류했다. 맨 오른쪽이 서울로, 중국 광저우 등 주강 삼각지 지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학술지 ′환경원격탐사′ 제공
도시에서 보고한 화석연료 사용량을 바타으로 산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가로축)과 이번에 새로 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세로축)에 따라 도시를 분류했다. 맨 오른쪽이 서울로, 중국 광저우 등 주강 삼각지 지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학술지 '환경원격탐사' 제공

주요 도시 가운데에서는 LA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이 약 2.04ppm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이란의 테헤란(1.94ppm), 미국 휴스턴(1.5ppm), 중국 광저우(1.48ppm), 서울(1.47ppm) 등이 높은 증가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서울의 배출 증가량이 세계 최대 공업지역 중 하나인 중국 광저우 등 주강 삼각주 지역의 배출량과 비슷하다는 데에 주목했다. 정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공업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광저우와 달리 서울은 자동차에 의한 배출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같은 위성, 장비, 방법론을 이용해 비로소 직접 비교가 가능해졌다. 서울은 전세계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지역의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과 같다. 이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존의 인벤토리 기반 배출량 산정 외에 2019년부터 대기관측 및 모델을 이용해 배출량을 산정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며 “미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온실가스 관측위성을 두 대씩, 중국도 한 대씩 운영하며 자국내 영토를 가로세로 1~2km 단위로 촘촘히 나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탄소배출국가이자 경제대국인데 아직 독자적인 온실가스 위성이 없는 것은 과학 연구는 물론 국내외 정책 수립에도 불리한 일인 만큼, 위성 확보 또는 지역 지상관측 시스템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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