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정보 왜곡, 선거판을 뒤집다

2019.09.07 08:09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달 5일 뇌 모양과 비슷하게 빨강과 파랑으로 표시된 그림을 표지에 실었다. 그림을 하얀색 선이 구획을 나누고 있는데 네이처는 ‘게리맨더링된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설명했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확정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알렉산더 스튜어트 미국 휴스턴대 생물학 및 생화학부 교수 연구팀은 모의 선거 실험을 통해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부분적인 정보만 받는 경우 실제로 투표에 영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정보 왜곡을 통해 선거를 한 팀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520명이 참여한 모의 선거를 통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투표는 유권자가 두 팀 중 한 팀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팀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면 그 팀을 투표한 사람이 보상을 받고, 반대 팀을 투표한 사람도 보상을 조금 받는다. 반면 투표수가 비슷해 두 팀이 절대 우위를 가리기 힘든 교착 상황이면 보상은 없게 된다. 여기에 유권자들은 연구팀이 지정해준 네트워킹에 따라 서로 연결된 유권자의 득표 성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우선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파악했다. 유권자들은 연결된 유권자의 정보에서 교착 상황이 발생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부분 자신이 투표하던 팀에 계속 투표했다. 하지만 상대 팀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면 절반은 상대방 팀으로 투표를 바꿨고, 나머지 절반은 계속해 자신이 투표하던 팀을 유지했다. 네트워킹을 무작위로 지정해 줬을 때 선거는 초박빙이었다. 각 팀은 약 25%의 확률로 승리를 거뒀고, 교착상태는 50%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필터 버블’과 ‘정보 게리맨더링’을 도입했다. 필터 버블은 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정보를 받는 사람의 관심사에 맞춘 정보만 제공해 걸러진 정보만 전달되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팀은 네트워크를 자신과 같은 팀에 투표하는 성향을 갖는 사람들끼리 연결되도록 구성함으로써 이를 구현했다. 정보 게리맨더링은 한 사람을 자신과 다른 팀에 투표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시켜 줌으로써, 실제 상황과는 다른 불리한 상황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구현했다.

 

그 결과 필터 버블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투표 경향을 바꾸지 않으면서 교착상태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었다. 또 게리맨더링에 빠진 유권자는 실제 유불리와 관계없이 조금의 보상이라도 얻기 위해 상대방 팀에 투표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한 팀에게만 정보 게리맨더링을 적극적으로 가하면 상대방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발견했다. 정보 네트워킹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선거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스튜어트 교수는 “정치 정보가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어떻게 흘러가고, 그것이 유권자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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