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발의 근원 암줄기세포만 콕 찍어주는 형광물질

2019.09.06 00:30
종양이 유도된 생쥐의 폐에서 타이니어가 종양근원세포를 붉은 색으로 물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A). 타이니어는 기존 탐지체와 달리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할 수 있다. (B)는 폐종양 유도 생쥐에서 종양근원세포를 포함하는 종양조직을 시각화한 모습이며 (C)는 폐종양의 이미지화한 모습. IBS 제공
종양이 유도된 생쥐의 폐에서 타이니어가 종양근원세포를 붉은 색으로 물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A). 타이니어는 기존 탐지체와 달리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할 수 있다. (B)는 폐종양 유도 생쥐에서 종양근원세포를 포함하는 종양조직을 시각화한 모습이며 (C)는 폐종양의 이미지화한 모습. IBS 제공

종양을 생성하고 암 재발의 근원인 암 줄기세포만을 콕 찍어 나타내는 형광 물질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종양으로 성장하기 전 암세포가 생성되고 전이되기 과정을 차단할 새로운 진단 및 치료 방법 개발에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포스텍 교수) 와 김종진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암 줄기세포를 탐지하면 근적외선을 내는 형광물질인 타이니어(TiNIR)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줄기세포는 사람의 여러 신체로 분화되는 세포다. 사람은 줄기세포를 통해 성장하고 다친 상처가 재생된다. 암 조직세포에도 줄기세포가 있는데 종양근원세포로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하는 능력을 가졌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해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올라간다. 암 줄게세포는 항암치료로 손상된 암세포를 복구하고 세포 밖으로 약물을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 항암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자들은 이런 암 줄기세포를 근원적으로 뿌리뽑을 방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암 줄기세포만을 식별해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간 암 줄기세포만 뚜렷하게 탐지하기 어려웠고 탐지체가 세포 내 있는 바이오마커에 접근하지 못해 몸 속에서 탐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헤모글로빈 색소인 헴을 분해해 활성산소를 없애는 단백질인 HMOX2가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여기에만 결합하는 형광 물질인 타이니어를 개발했다. 이 물질을 물게 해 세포에 주입하면 HMOX2와 결합해 적외선 형광 빛을 내며 암줄기세포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전에는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는 염색하지 못했다. 생쥐에 이 형광물질을 주입한 결과 암 줄기세포만을 골라 눈에 잘 띄게 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또 고농도 타이니어 형광물질의 항암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폐암에 걸리게 한 생쥐에 100마이크로몰농도(μM)의 형광물질을 이틀 간격으로 주사한 결과 종양 성장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을 주입하지 않은 쥐는 종양이 점점 자라 1.14g에 이른 반면,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쥐는 무게가 0.16g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생존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에 걸린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올라갔다. 

 

장 부연구단장은 “고농도의 타이니어가 HMOX2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한 결과”라며 “암 줄기세포 내 활성 산소종(ROS)이 축적되고, 이는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은 한편 줄기세포로서의 특성을 잃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암의 사후 관리와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가 다른 기관으로 암을 옮기는데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암의 전이 능력까지 억제하는 탐지 물질을 찾아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 부연구단장은 “폐암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도 표적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지난달 22일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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