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 되면 미세먼지 사라지는 패턴, 한국에도 나타날 것"

2019.09.04 17:49
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이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이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되면 환경을 보기 시작합니다. 3만 달러가 되면 미세먼지 저감 연구와 규제로 미세먼지가 사라집니다. 이런 패턴이 여러 국가에서 반복됐습니다. 한국도 이와 같은 경로를 밟을 것으로 봅니다.”

 

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은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기계기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9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럼에는 산학연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해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전문가들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계기술 연구 현황 발표를 들었다.

 

송 본부장은 매연이 산업 발전의 증거에서 해를 끼치는 미세먼지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울산산업단지를 만들 때 선언문을 보면 ‘산업 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그날엔 국가 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도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있다”며 “당시만 해도 매연을 자랑으로 여기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미세먼지가 주목받는 것은 국가의 경제 발전과 함께 일어나는 자연스런 일이라는 분석이다. 송 본부장은 “경제 선진국 사례를 보면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되면 환경을 보기 시작하고 3만 달러가 넘어가면 각종 규제로 미세먼지가 잡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한국도 이와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증거로 과거 스모그로 고통받던 미국과 유럽의 대기 질이 현재는 좋아졌다는 데이터를 들었다. 송 본부장은 “전 세계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북미나 유럽은 대기질이 좋은 반면 동북아가 문제인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몇십 년간 많은 노력을 해서 상당히 좋은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서는 점·선·면 세 가지 오염원을 순서대로 잡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송 본부장은 “점은 한 점에서 대규모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발전소나 공장, 선은 자동차, 면은 주유소나 세탁소 등 소규모 사업장을 뜻한다”며 “점은 잡기 쉽고 선 오염은 양산차를 규제하면 되지만 면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점과 선을 규제로 잡고 현재는 면과 외국의 영향을 잡고 있다”면서 “한국도 미세먼지를 잡으려면 점 선 면 순서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기술도 소개됐다. 커핑 옌 중국 절강대 산업생태환경연구소 교수는 자신이 개발 중인 산업용 전기집진기(ESP) 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ESP는 전기방전으로 오염물질을 끌어당겨 회수하는 장치다. 옌 교수는 “ESP를 도입해 1100MW급 발전기에서 세제곱미터(㎥)당 5㎎ 이하의 농도로 오염물이 나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며 “처음 도입할 때만 해도 비용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도입 전후 발전소의 운영 비용은 그대로인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공해로 고생하다 규제 강화와 기술개발로 현재는 대기오염에서 자유로운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아키라 미즈노 일본 도요하시기술과학대 명예교수는 “일본은 1969년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오염물질 기준을 세우고, 일부 지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일본의 1986년 오염물질 배출량은 1974년 대비 20%로 낮아졌다. 미즈노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하나는 탈황장비의 역할이 컸고, 다른 하나는 전력소비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1906년 처음 개발된 ESP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일본의 기술력도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즈노 교수는 “일본은 ESP에 관한 리뷰 논문이 100년 전부터 있었다”며 “집진 기능이 무효화되는 역코로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연구개발을 통해 건강과 환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천홍 원장은 “이번 포럼으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각 분야 전문가의 혜안을 모으고 실질적인 기계기술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며 “미세먼지 문제의 과학적 해결책을 찾고 국민들이 미세먼지 공포에서 벗어나 안전한 삶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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