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후 조심하세요"…가을철 유의해야 할 감염질환 톱3

2019.09.02 17:07
가을철에는 추석 전후로 벌초나 성묘, 밤따기 등 농작물 수확, 등산 등이 늘어나면서 진드기나 들쥐 등이 옮기는 감염질환 발생률이 급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을철에는 추석 전후로 벌초나 성묘, 밤따기 등 농작물 수확, 등산 등이 늘어나면서 진드기나 들쥐 등이 옮기는 감염질환 발생률이 급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발생하기 쉬운 주요 감염질환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털진드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증'과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들쥐가 옮기는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들 감염질환은 4~11월 중 발생할 수 있으나 추석 전후로 성묘나 벌초, 밤따기 등 농작물 수확, 등산 등이 늘어나면서 감염율이 급증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하는 최고 방법은 '꼼꼼한 목욕'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전염시키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흡혈한 것(왼쪽)과 흡혈하기 전 모습(오른쪽). 미국 플로리다대 제공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전염시키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흡혈한 것(왼쪽)과 흡혈하기 전 모습(오른쪽). 미국 플로리다대 제공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쯔쯔가무시증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감염자수가 2014년 8130명이었는데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6668명에 이르렀다. 주로 아시아지역에 확산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1983년에 처음 발견됐다. 

 

이 병은 논밭이나 숲에서 들쥐나 새, 설치류에 기생하고 있는 진드기가 옮긴다. 털진드기는 유충에서 번데기로 변하는 과정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척추동물의 체액을 빤다. 사람이 팔다리 등에 붙어 흡혈하면서 쯔쯔가무시를 일으키는 세균(리켓치아)을 옮긴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1~3주간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고열과 근육통 등 몸살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후 가렵지 않은 피부 발진이 일어난다. 털진드기 유충이 문 자리에 검은 딱지가 앉는다. 혈액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아직까지 예방백신은 없지만 완전치료가 가능한 치료제가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시사이클린계 항생제를 쓰면 완치되므로 사망률은 1% 이내로 낮다"면서도 "초기 독감이나 식중독으로 오진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전신 쇼크가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뒤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에 퍼져 있는 신종 전염병 SFTS도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질환이다. 작은소참진드기가 사람에게 SFTS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크기가 1mm가 되지 않고 흡혈 뒤에도 2~3mm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아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증상은 쯔쯔가무시와 비슷하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린 지 1~2주간 잠복기가 지나면 몸살증상이 시작된다. 

 

감염자수는 2016년(165명)부터 2018년(259명)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예방백신은 물론 치료제조차 없어 치사율이 20%에 이를 만큼 위험하다. 작은소참진드기를 '살인 진드기'라 부르는 이유다. 그래서 SFTS에 감염되면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치료는 어렵고, 면역계를 보조하는 치료를 한다. 가령 혈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혈압상승제를 쓰거나 혈소판이 떨어져 출혈이 일어나면 수혈하는 식이다.

 

진드기는 사람을 물 때 마취물질을 뿜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다. 그래서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알아채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진드기 매개 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풀밭이나 논밭, 야산 등에서 활동할 때 긴팔 옷이나 긴 바지를 입고 벌초 등 작업시에는 보호장구를 하거나,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풀밭에 바로 앉지 않고 돗자리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김우주 교수는 "진드기는 한번 들러붙으면 수 일~일주일 가량 그 자리에서 체액을 흡입하는 특성이 있다"며 "진드기에 물린 지  수 시간만에 제거하면 이런 감염질환 발생 위험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진드기는 머리카락 속이나 겨드랑이 등에 숨어 있을 수 있어서 성묘나 벌초 등 야외활동 후 꼼꼼하게 목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쯔쯔가무시는 아직까지 없지만, SFTS는 사람간 전염 사례가 있다.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 또는 의료진에게 전염된 것이다. 김 교수는 "대개 중증환자가 흘린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되므로 맨손으로 감염자의 혈액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들쥐 등 야생 설치류는 절대 만지지 말아야

 

과거 유행성출혈열이라 불렸던 '신증후군출혈열'은 등줄쥐가 한탄바이러스를 옮기면서 발생한다. 국내에서 1976년 경기도 동두천 한탄강 유역에서 잡은 등줄쥐의 폐조직에서 한탄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분리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들쥐가 풀밭 등 야생에 소변을 누면, 소변이 마르면서 바이러스 핵이 공기 중으로 퍼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혈소판이 감소하면서 피부나 위장간 출혈이 발생하고 급성신부전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급감한다.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치료제는 없지만 한탄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백신이 있다. 이 덕분에 사망률은 2~5% 정도로 낮다. 

 

이 감염질환은 한국전쟁 때 유엔균이 대거 감염되면서 한국형출혈열(유행성출혈열)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유럽 동부와 스칸디나비아반도, 발칸반도에서도 한탄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비슷하고 감염 시 증상도 비슷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또한 국제무역을 통해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된 쥐가 다른 나라로 이동하면서, 한탄바이러스와 비슷한 계통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신증후군출혈열 감염을 예방하려면 야생에서 만난 쥐 등 설치류를 가급적 만지지 않아야 한다. 혹시 접촉하는 경우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신증후군출혈열이 사람간 전염된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지만 중증 환자에게 출혈이 있는 경우 접촉감염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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