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형 옥스퍼드대 교수가 말하는 수학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법

2019.09.01 19:40

31일 과학동아 ‘수학고민상담소’ 열려

“수학자도 처음 본 문제 막막하긴 마찬가지"

"어려움 파악하고 스스로 표현하는 연습만이 길"  

′수학고민상담소′에 고민 해결사로 나선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수학고민상담소'에 고민 해결사로 나선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새로운 수학을 접했을 때 막막함을 느끼는 건 학생이나 수학자나 매한가지입니다. 영국의 앤드류 와일즈 같은 대가도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을 어두운 방 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을 정도니까요. 많은 사람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겁니다.”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는 31일 서울 용산구 동아사이언스 사옥에서 개최된 ‘수학고민상담소’ 행사에서 수학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에게 이 같이 설명했다. 

 

수학고민상담소는 과학동아가 청소년들의 수학 고민을 함께 해결하고, ‘가장 오래된 과학’인 수학에 흥미를 되살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전국에서 선발된 과학동아 청소년 독자 19명이 참석했고, 책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펴내는 등 수학 대중화 활동에 앞장서온 김 교수가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청소년들의 수학 고민은 다양했다.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준희 군은 “실생활과 관련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특히 어렵다”며 “모르는 문제에 대해 끈기 있게 생각하기가 힘들고, 그러다보니 수학이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생활과 관련된 수학 문제란 ‘일정한 속력으로 달리는 기차가 800m 길이의 철교를 완전히 통과하는 데 30초가 걸리고 1100m 터널에서는 40초가 걸렸을 때 열차의 길이를 구하시오’라는 식의 응용 문제를 말한다. 

 

김 교수도 그의 고민에 적극 공감했다. 그는 “실생활 문제를 수학적 표현으로 바꾸고 풀어내는 응용 과정은 전문가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과학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생활을 수학적 모델로 변환하는 능력이 뛰어난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 등 학문적 성과도 좋다”며 “어렵지만 꾸준히 연습해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수학 가형) 출제범위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학습 부담이 크다고 알려진 기하와 벡터에 대한 고민도 나왔다. 

 

김 교수는 고민을 낸 고등학교 3학년 류민정 양과 함께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 29번 문제를 함께 풀며, 류 양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는지 스스로 찾도록 도왔다. 김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문제 풀이가 어렵다고 말하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운 부분을 스스로 파악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집중 상담을 받은 류 양은 “스스로 수학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부터 생각이 달라졌다”며 “수학이 조금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민 해결 과정은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래희망이 수학자라는 중학생 참가자 김예호 양은 “다른 사람이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서 수학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새로운 접근법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준희 군은 “평소에 수학을 싫어했는데 이번 계기로 수학과 좀 더 친해진 것 같다”며 “앞으로는 수학을 좀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가 ′수학고민상담소′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형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가 '수학고민상담소'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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