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학기술 한류 20년, 新남방정책의 강력한 무기가 되다

2019.08.30 17:28
 

2018년 11월 24일 베트남 그랜드 플라자 하노이 호텔. 베트남환경연구소(IESE) 부원장, 국립하노이대학교 교수 등 30여명이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친숙한 한국말이다. 이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스쿨(KIST SCHOOL)을 졸업한 외국인 과학자들이다. 일주일 후 인도네시아 크라운플라자 호텔, 인도네시아 국립대 후다야 교수 등 30명이 모여서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이들도 서로 한국어로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넨다. 이들 역시 KIST SCHOOL을 졸업한 과학자들이다. 

KIST SCHOOL은 지금까지 30개국, 364명의 외국인 졸업생을 배출했다. 70명의 대학교수를 포함해 졸업생 대다수가 공무원, 정부유관 연구기관, 기업 등에서 근무하면서 각국에서 현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KIST에서 학위과정을 밟으며 한국의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 노하우와 첨단 과학기술을 습득했고, 이제는 각자의 나라에서 한국과의 우호적 협력을 주도하는 등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 등 이른바 ‘3P’를 핵심으로 아세안국가와의 협력수준을 한 차원 더 높여 전통적인 상품교역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고 경제영역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KIST SCHOOL 외국인 졸업생 중 약 50%는 현 정부의 신남방 정책 대상국 출신으로 지금은 대한민국 신남방 정책 실현의 강력한 동반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정부와 KIST는 이미 20여년 전에 후발국가의 과학발전 지원, 글로벌 지한파 네트워크 구축, 해외 진출 국내기업의 기업활동 환경조성, 외교기반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을 시작했다. KIST는 한국의 압축적 경제성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어서 외국인 석·박사 교육을 위한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고 있었고, 우수 대학원생 확보를 통한 연구역량 강화가 중요한 과제였기에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할 적임기관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1년에 KIST 국제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International R&D Academy) 설립을 승인했고, 해외우수 학생연구원 유치활용 시범사업을 지원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해외 전략거점 확보 및 공동연구 수행 활성화를 목표로 했던 정부사업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KIST SCHOOL은 한국어·한국문화 교육과 함께 일반대학에서 제공되기 어려운 명품 특화교과목인 과학기술정책 교과, 전문성심화 교과, 첨단분석기술 교과, 창업·기업실무 교과 등을 제공하며 동시에 문제해결 중심의 국가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최고 수준의 글로벌 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입학 전(前) 단계에서는 자국의 필요성 및 지원자의 능력과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상대국 정부가 추천하는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인턴십 참여자의 대부분은 KIST SCHOOL의 우수한 교육체계에 만족해 KIST SCHOOL에 진학하고 있다. 또한 졸업 후에는 동문 파트너십 과제 지원 등을 통해 자국의 중요위치에 조기에 자리잡고 한국과의 공동협력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전주기적 관리가 이루어진다. 


이렇듯 체계적 교육과 사전 사후 관리를 받는 KIST SCHOOL 졸업생들은 KIST 및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도가 대단하다. 최근 일부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철저한 준비 없이 외국인 학생을 받아 부실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한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하는 사례가 있는데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조만간 베트남은 자국의 국가연구소인 VKIST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VKIST는 KIST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며 KIST의 연구경험과 기관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옮겨가게 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이다. VKIST가 본격 운영되면 KIST SCHOOL 졸업생은 VKIST와 연계해 대한민국의 경제영토확장과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KIST SCHOOL과 KIST SCHOOL 외국인 졸업생은 대한민국 정부가 20년을 투자해 만들어낸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다.

 

KIST SCHOOL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동남아로 경제영토가 확장되고 있지만 미국, 중국 등 정통적인 시장의 축소분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KIST SCHOOL은 최근에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세르비아, 헝가리,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권 학생비율을 높이기 위해 상대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로 입학생 출신국가를 다변화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신북방 정책 가속화를 위한 강력한 지원군을 준비하는 의미도 있지만, 기초과학이 우수한 동유럽 국가의 학생을 리쿠르트함으로써 세계최고 수준의 응용 실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KIST의 연구역량을 배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20년 전에 KIST와 정부가 그러했듯이 지금은 또 다시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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