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중심부까지 약물 보내는 '트로이 목마' 기술 개발

2019.08.29 16:45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왼쪽)과 권승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가운데), 이노현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면역세포에 약물을 붙여 암의 중심부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IBS 제공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왼쪽)과 권승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가운데), 이노현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면역세포에 약물을 붙여 암의 중심부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IBS 제공

암 조직의 일부로만 전달되던 약물을 암의 중심부까지 보낼 수 있는 약물전달 기술이 개발됐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과 권승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노현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몸속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면역세포에 약물을 붙여 트로이 목마처럼 활용해 암의 중심부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암을 치료할 때는 암 전체를 치료해 없애야 암이 재발하지 않는다. 그런데 암 조직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암 조직 일부에만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혈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항암치료를 해도 혈관 주변에만 약물이 전달될 뿐 종양 중심부까지는 약물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중심부에 약물을 전달할 방법으로 면역세포를 주목했다. 면역세포는 인체 내에 들어온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면역세포는 외부 자극에 따라 몸속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면역세포가 혈관 밀도가 낮은 종양 중심부로 쉽게 이동한다는 것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를 암세포에 약물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하기 위해 몸속으로 항체와 약물을 포함한 나노입자를 주입했다. 항체는 나노입자를 면역세포에 부착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후 원하는 면역세포에만 나노입자가 결합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암 중심부로 스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나노입자가 일종의 ‘히치하이킹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을 면역세포에 붙여 전달한 결과 약물이 암 중심부까지 전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IBS 제공
약물을 면역세포에 붙여 전달한 결과 약물이 암 중심부까지 전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IBS 제공

약물 전달과정을 형광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면역세포 표면에 부착된 나노입자가 면역세포에 의해 종양 내부까지 운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암에 걸린 동물을 상대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약물을 혈관으로 주입했을 때보다 2배 많은 양의 약물이 종양 중심부에 축적됨을 확인했다. 치료 효과가 향상된 것이다.

 

현 단장은 “기존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부위까지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체의 다양한 질환에 관여하는 면역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병에도 적용할수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현재 기술로 약물전달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 치료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22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