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바닷물 128만t 유입됐는데…해수부·원안위 '업무 떠넘기기'

2019.08.29 06:00

日후쿠시마 통과 선박 입항 선박평형수 관리 행정 공백

후쿠시마 인근 앞바다에서 주입된 뒤 한국에 방류된 선박평형수가 128만 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에 선박평형수 방사능 관리를 담당할 부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후쿠시마 인근 앞바다에서 주입된 뒤 한국에 방류된 선박평형수가 128만 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에 선박평형수 방사능 관리를 담당할 부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를 지나는 선박을 통해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으로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법적으로 이를 관리할 부처가 없어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평형수를 관리하는 해양수산부와 원자력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방사능 오염 선박 평형수 관리를 두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 평형수는 선박이 짐을 내리거나 실을 때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거나 빼는 물을 말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종회 의원(무소속)이 해수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후쿠시마 주변 6개 현 앞바다에서 선박에 주입된 뒤 한국 영해에 방류된 평형수는 128만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인근 해역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도쿄전력이 운영하던 후쿠시마 원전이 멈추면서 바다로 오염수가 유입되면서 심각한 해양오염이 발생했다. 해수부는 선박 평형수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2011년과 2013년 일본 영해를 통과한 선박의  평형수를 검사한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수부는 당시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선박평형수에 대한 별도로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은 방사능 오염수 조사에 대한 주관 부처는 원안위며 자신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평형수 방사능 검사 주관부처는 원안위이며 선박과 관계된 일이라 해수부가 관계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안전 주무 부처인 원안위 역시 선박 평형수 문제에 대한 조사는 소관 업무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2년간 100만t 이상의 후쿠시마 바닷물이 국내에 유입됐는데도 두 부처가 서로 업무를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해수부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맺은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에 따라 평형수를 관리하는 데 여기에 방사능 관리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평형수 관리법’에 따라 관리되는데 이 법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04년 채택해 2017년부터 발효한 ‘선박평형수 및 침전물의 관리를 위한 국제협약’에 따라 운용된다. 이 협약은 해양 생물의 이동에 따라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50개국 이상이 비준했다. 하지만 이 협약에는 선박평형수의 방사능을 관리하는 규정이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의 사례처럼 원전 사고가 해변에서 나서 오염수가 유출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가져본 나라가 없다”며 “IMO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를 유의미하게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 문제는 원안위가 주관하고 있고 해수부는 다른 부처들처럼 보조하는 구조”라며 "방사능 선박평형수 문제는 원안위가 관할할 문제"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달 21일 참고자료를 내고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 선박평형수에 대한 별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예전에 밝힌 것은 원안위를 중심으로 해수부가 돕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원안위가 조사에 착수하고 해수부는 돕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바로 원안위를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안위는 선박평형수를 관리하는 주관부처는 해수부이며 방사능에 오염된 선박평형수에 대한 조사도 함께 맡아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 선박 평형수에 대한 조사는 해수부가 주관해야 한다"며 "해수부가 자료를 낸 것도 해수부가 주무부처라는 뜻으로 봐야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해수부가 낸 참고자료에도 원안위가 정한 배출수 관리기준을 한 차례 설명했을 뿐 원안위의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선박평형수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했을 때도 해수부가 원안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공문을 보내 측정을 의뢰했다”며 “당시 원안위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확인 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1년과 오염수가 유출됐단 사실이 알려진 2013년 두 차례 모두 해수부가 방사능 측정을 KINS에 직접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위 관계자는 “지금은 연안 해안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는 등 해수부가 방사능 검사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관리 규정 미비와 관할 부처들의 책임 떠넘기기로 선박을 통해 방사능 오염수가 한반도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어민들과 소비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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