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시행 첫 날, 핵심품목 육성 대규모 R&D투자 계획 발표

2019.08.28 13:28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정부가 28일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확정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를 시행한 첫 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긴급 대책을 내놓은 만큼 당장 필요한 핵심품목을 우선 분석하고 5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집중 투자하겠다는 안이 담겼다.

 

우선 핵심품목 100개 이상을 선정해 연말까지 분석을 마친다는 목표다. 국내 기술 수준과 수입 다변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기술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각에 특성에 맞춰 맞춤형 R&D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2022년까지 현재 소재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비보다 75% 이상 늘어난 3년간 5조 원 규모의 R&D 예산을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또한 핵심품목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나서 투자를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 100여 개 핵심품목 정부가 나서 진단하고 관리... 품목은 유형별로 나눠 투자전략 세분화

 

정부는 우선 이달 5일 있었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에서 핵심품목으로 선정한 100개 이상의 품목 대한 정밀 진단과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중기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제품 원료의 대외의존도를 파악하고 현장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밀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전체 관리대상에 대한 추가 진단은 올해 12월까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와 협조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핵심품목 관리는 과학기술자문회의 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를 올해 말까지 만들어 맡기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은 과기혁신본부장이, 위원은 산학연 전문가와 관계부처 1급 공무원이 맡는다. 글로벌 가치사슬과 기술 수준, 경쟁력, 특허 분석을 통해 R&D 측면에서 관리가 필요한 핵심품목을 목록화하기로 했다.

 

품목은 유형별로 나눠 투자전략을 세분화한다. 우선 핵심품목을 한국 내 기술 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4개 유형으로 나눴다. 기술 수준이 높으면 상용화를 바로 추진하는 전략을 세우고 낮은 경우에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을 도입한다. 수입다변화 가능성이 큰 경우는 대체품이 많아 당장 대응이 가능하나 낮은 경우는 대외의존도 탈피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품목이다.

 

유형 1은 한국이 보유한 기술 수준도 높고 수입다변화 가능성도 높은 유형이다. 전세계적인 시장 경쟁이 치열한 품목들이다. 이 경우는 이미 보유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 R&D를 빠르게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현행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대신 상용화에 집중하는 수요지향적 R&D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형 2는 기술 수준은 낮지만 수입다변화 가능성은 높은 유형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입다변화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술확보가 필요한 품목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수입 대체품을 산업 공정에 투입할 때 필요한 R&D를 지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자립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유형 3은 기술 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이 모두 낮은 유형이다. 특정국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지만 따라가기 어려워 대외의존도 탈피가 어려운 품목이 여기 해당한다. 이러한 품목에 대해서는 기술을 따라가는 대신 차세대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방향으로 R&D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유망기술을 발굴 및 투자하는 투자 방향을 세우기로 했다.

 

유형 4는 기술 수준은 높지만 수입다변화 가능성이 낮은 품목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기술 수준은 높으면서도 상용화가 이뤄지지 못했던 품목들이 다수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상용화 중심으로 R&D를 지원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효율화 기술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는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공동참여하도록 하고 구매조건부 R&D 등 상생형 사업에도 투자를 늘린다.

 

● 핵심품목 R&D를 중심으로 3년간 5조 원 투입... 투자 없는 핵심품목은 투자 권고하기로

 

정부는 또한 이번 대책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품목에 따른 5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소재·부품·장비 R&D에 2020년부터 2022년까지 5조 원을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간 1조 6000억 원이 넘는 액수로 2017년 소재·부품 부분 R&D 투자액인 9520억 원보다 75% 늘어난 투자액이다. 올해 소재 대책으로 추가경정예산 1조 원을 투입한 데 이어 이후 3년간 5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함으로써 총 6조가 넘는 예산이 이번 소재 대책에 투입되게 됐다.

 

정부는 늘어난 R&D 예산을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집중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 성과창출이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협력형 R&D를 바로 착수하기로 했다. 품목의 성능평가를 돕기 위한 반도체 테스트베드도 성능개량에 나선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품목 중 상용화 효과가 높다고 판단되는 과제에 R&D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핵심소재에 대한 기술개발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략핵심소재 자립화기술개발사업’, ‘5G기반 장비단말부품 및 디바이스 기술개발사업’등 핵심품목을 개발하기 위한 R&D에 착수한다. 일본의 점유율이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제조장비 스마트 제어기(CNC) 등의 핵심 장비 품목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지원에 나선다. 핵심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을 발굴해 100개 전문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미래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선점형 프로젝트로 R&D에 나서기로 했다. ‘나노·미래소재 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미래소재기술을 30개를 발굴해 지원에 나선다. 혁신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는 ‘한국형 DARPA’ 시범사업 및 G-퍼스트 사업, 산업부 알키미스트사업, 방위사업청의 미래도전기술개발사업 등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핵심품목은 정부가 찾아내 투자방향을 설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R&D 투자분석시스템인 ‘R&D PIE 시스템’ 분석과 특허분석을 통해 소재 개발 방향을 제시하기로 했다. 품목 개발 사업구조는 분야별로 정리해 모아 개편해 체계화하기로 했다. 과기혁신본부가 예산을 배분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핵심품목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투자 권고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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