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그래핀에 '모기 방어' 능력 추가돼

2019.08.27 04:00
로버트 허트 미국 브라운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이 모기를 완벽히 막아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운대 제공
로버트 허트 미국 브라운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이 모기를 완벽히 막아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운대 제공

육각형 모양에 원자 한층 두께의 탄소 덩어리인 그래핀은 ‘꿈의 물질’로 불린다.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지면서도 강도는 강철보다 수백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도를 갖는다.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성과 함께 신축성도 갖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기능이 추가됐다. ‘모기 물림 방지’다.

 

로버트 허트 미국 브라운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이 완벽하게 모기를 막아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26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모기는 피를 빠는 것 외에도 말라리아 등 병을 옮기는 주요 매개체로 모기를 잡는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살충제 등 화학적 방법이 동원되는 경우 다른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모기를 물리적으로 막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여기에 꿈의 소재인 그래핀도 뛰어들었다. 허트 교수는 “독성 화학 물질을 막는 소재로 그래핀을 연구해 왔다”며 “그래핀이 모기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과학을 위해 피를 희생하는 것을 허용한 실험자들을 모집했다. 실험자들은 모기 상자에 팔을 5분간 넣고 물리는 빈도를 조사했다. 우표보다 조금 큰 가로 세로 1인치(2.54㎝) 면적에 아무것도 덮지 않은 경우와 성긴 천 조각인 치즈 덮개로 팔을 두른 경우, 치즈 덮개 위에 산화그래핀(GO) 필름을 덮은 경우로 나눴다.

 

연구팀은 치즈 덮개 위에 산화그래핀을 씌운 덮개를 제작했다.(그림) 이 덮개를 덮은 경우 모기가 사람을 전혀 물지 않았다. 브라운대 제공
연구팀은 치즈 덮개 위에 산화그래핀을 씌운 덮개를 제작했다.(그림) 이 덮개를 덮은 경우 모기가 사람을 전혀 물지 않았다. 브라운대 제공

GO를 덮은 경우 모기는 단 한방도 물지 않았다. 반면 맨피부가 노출됐을 때는 제곱인치 당 평균 15회 이상, 치즈 덮개로 덮었을 때는 10회 가량 모기가 물었다. 모기가 내려앉는 빈도도 맨피부와 치즈 덮개의 경우 20회 이상이었지만 GO의 경우 10회 가량에 머물렀다.

 

기피하는 이유는 GO가 모기가 사람을 인지하는 화학적 물질이 외부로 방출되는 것을 막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모기가 GO를 뚫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며 “그래핀을 물리적인 방벽으로 가정했지만 모기들이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화학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GO는 물리적으로도 연구팀의 가정에 맞게 모기를 막아내는 능력이 있었다. 연구팀은 모기를 끌어들이는 물질을 GO 표면에 바른 후 모기가 사람을 물 수 있는지 관찰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았다. 연구팀은 모기 입이 GO를 찌르기에 충분한 힘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했다.

 

하지만 습기가 차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물에 젖은 GO의 경우는 모기가 뚫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GO가 물에 젖으면 모기가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만들어지는 데 취약하다는 것을 시뮬레이션으로 관측했다. GO를 환원시킨 환원 GO(rGO)의 경우는 물에 젖는 여부에 관계없이 모기 방벽을 제공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GO는 통기성이 뛰어나 땀 배출이 가능하지만 rGO는 그렇지 않다”며 활용이 어렵다고 봤다.

 

허트 교수는 “이 연구의 다음 단계는 GO를 기계적으로 안정화시켜 젖었을 때도 모기 방벽이 유지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통기성과 모기 보호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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