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끝나면 '사르르'…녹는 군용 소재 나온다

2019.08.26 18:00
폴 콜 미국 조지아공대 화학 및 분자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햇빛을 받으면 원하는 시간 내로 녹아내리는 폴리머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폴리머(왼쪽)는 오전 6시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30분 만에(오른쪽) 상당 부분이 녹아내렸다. 미국화학회 유튜브 캡처
폴 콜 미국 조지아공대 화학 및 분자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햇빛을 받으면 원하는 시간 내로 녹아내리는 폴리머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폴리머(왼쪽)는 오전 6시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30분 만에(오른쪽) 상당 부분이 녹아내렸다. 미국화학회 유튜브 캡처

전쟁 도중 적진에 떨어진 아군의 무인 비행체는 아군에게 위협적인 정보를 적에게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인 비행체가 떨어진 지 한 시간 만에 녹아 내린다면 이러한 위험은 사라질 것이다. 미국 연구팀이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햇빛을 받으면 원하는 시간 내로 녹아내리는 소재를 개발했다.

 

폴 콜 미국 조지아공대 화학 및 분자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햇빛에 노출되면 녹아내리는 폴리머를 개발했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화학회(ACS)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폴리머는 무인 비행체용 소재로 활용할 만큼 단단하고 낙하산용 나일론 직물처럼 활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과 같은 고분자 중합체를 뜻하는 폴리머가 녹아 없어지려면 ‘천장 온도’를 넘어서야 한다. 폴리스티렌을 비롯한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이 온도가 상온보다 훨씬 높아 안정적이다. 폴리스티렌은 천장 온도가 섭씨 310도다. 이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도 고분자가 아예 사라지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고분자는 단량체가 연결되며 고분자를 만드는데 이것이 일일이 끊어져야 분해가 돼 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빛이라는 ‘버튼’ 하나로 녹아 없어지는 폴리머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천장 온도를 상온 이하로 낮춘 폴리머에 태양빛을 받으면 촉매로 작용해 폴리머가 빠르게 분해되도록 돕는 감광제를 첨가했다. 감광제는 빛의 파장에 따라 반응하도록 개발해 가시광선 혹은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되도록 했다. 콜 교수는 “자외선에만 반응하도록 만들면 실내에서는 녹지 않지만 햇빛에 노출되면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시간이나 2시간처럼 특정 시간에 맞춰 사라질 수 있도록 폴리머의 성분을 조절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미국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지만 군사적 용도가 아니라도 잠재력이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활용해 건축 자재를 임시로 붙였다가 빛을 쪼이면 뗄 수 있는 접착제를 개발했다. 콜 교수는 “제임스 본드 같은 물질이 이미 군사 장치에 통합되고 있다”며 “환경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로 쓰면 데이터 수집을 마친 후 센서가 증발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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