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산불로 위협받는 자연의 '탄소 저장고'

2019.08.24 11:43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1일 표지에 대형 화재로 인한 짙은 연기가 뭉게뭉게 나는 모습과 함께, "북방 침엽수림에 큰 불이 나면 '탄소 저장고'가 오히려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온실가스로 돌변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문구를 보였다. 
 
북방 침엽수림(타이가)은 북위 50~70도에 띠처럼 형성돼 있는 침엽수 지대다. 러시아 시베리아와 스칸디나비아반도,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등 아한대 지역에 속하며, 지구 육지 전체의 11% 정도 된다. 연평균온도가 5도 이하로 낮아 바늘처럼 뾰족한 침엽수가 우세하다. 숲이 워낙 방대한 덕분에 광합성을 통해 탄소 유기물을 저장하는 양이 지구 전체의 30~40%로 가장 많다. 이 지역을 '탄소 저장고'라 부르는 이유다.

 

숲에서는 번개 등의 원인으로 자연스럽게 화재가 발생한다. 나무 중에는 산불이 난 틈을 타 씨앗을 발아해 번식하는 생존전략을 택한 종들도 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대형 화재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름이 점점 덥고 건조해지면서 불이 나기 쉽고, 한번 발화하면 쉽게 꺼지지 않고 다른 지역까지 퍼진다. 전문가들은 화재 지역이 점점 북방 침엽수림으로 이동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메리트 톨츠키 캐나다 겔프대 통합생물학 교수와 미셸 막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생태계과학센터 교수 공동연구팀은 대형 화재로 인해 북방 침엽수림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돼 기후변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21일자에 실었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캐나다 자연과학및공학연구회의 요청과 지원을 받아 2014년 캐나다 북부 노스웨스트준주에서 발생한 역사상 초대형 화재로 인해 토양과 탄소의 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조사했다. 북방 침엽수림 지대 200곳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축적된 탄소의 양을 쟀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탄소 연대도 측정했다. 

 

그 결과 70~200년 동안 축척된 두툼한 토양층이 탄소 유기물을 차곡차곡 쌓아왔음을 발견했다. 토양층이 방대한 탄소를 잡아두는 저장고 역할을 해온 셈이다. 연구팀은 대형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토양층 덕분에 탄소를 보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급증하는 대형 화재로 인해 이 토양층이 탄소를 놓칠 경우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연구를 이끈 크산트 워커 노던애리조나대 생태계과학센터 박사후연구원은 "숲이 생긴 지 60년이 채 안 된 곳은 토양층이 비교적 얇아,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탄소를 대기권으로 다량 배출시킬 수 있다"며 "온실효과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를 이끈 톨츠키 교수는 "식생 보호와 함께, 기후변화를 저지하고 대기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방 침엽수림에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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