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이상한 감사 방식 결국 도마에…"감사내용 사전 유출"도 의혹

2019.08.22 12: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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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관실이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대상으로 무리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IBS가 자체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신청한 특정언론사와의 중재 시도에 흠결이 있다며 취소 압박을 가하는가 하면, 금지된 감사 중인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21일 매일경제신문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은 IBS가 한 방송사의 보도에 대해 신청한 언론중재위 조정을 저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방송사는 IBS 내부에서 제보된 내용이라며 문제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내용 중에는 IBS가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무마하려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IBS는 이런 지적에 대해 특정 인물의 일방적 주장만을 부각해 보도했다는 설명자료를 내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언론중재위에 중재 신청을 냈다.

 

언론사가 취재를 통해 기사를 쓰고, 해당 기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감사관실은 IBS가 언론중재위에  중재신청을 내자 언론중재위 중재신청에 흠결이 있어 관련자를 조사하겠다는 공문까지 보낸데 이어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통상적으로 분쟁 당사자들이 언론중재위에서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을 상급 주무부처가 나서 중재 신청 자진 철회 압박을 넣은 셈이다.  과기정통부가 산하 기관의 언론 중재 신청을 직접 무마에 나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감사관실이 감사 내용을 일부 언론사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매일경제신문은 “IBS 문제를 방송한 방송사가 최근 ‘자신들의 보도 이후 감사에 착수했고 문제가 있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며 “사실이라면 감사 중인 내용을 유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감사 내용 유출은 중대한 문제”라며 “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다. IBS도 다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데 부정적인 내용으로 보도되길 바랄 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9조에 따르면 공공기관을 감사하는 사람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누설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감사관실이 감사 내용을 유출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에만 여러 차례 제기됐다. IBS 소속 특정 연구단에 대한 감사 결과가 특정 방송사를 통해 보도되는 일이 반복되면서부터다. SBS는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의 연구비 부적절 운영 의혹을 보도했다. 과기정통부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 감사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부당 집행된 연구비를 환수하고 징계하도록 IBS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는 한 달 간 거쳐야 하는 기관 및 연구자의 소명 및 이의신청 기간 전으로, 아직 확정된 보고서가 나오기 전이었다.

 

같은 달 17일에는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과 일부 연구단의 채용 과정과 연구비 운영에 대한 감사 결과 보도가 KBS를 통해 나왔다. 역시 이의신청 및 확인이 이뤄지는 기간임에도 보도가 먼저 나왔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우리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 감사관실에서 제공된 내용이 아니므로 감사관실을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해당 언론사에 요청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지난해11월 말에는 신성철 KAIST 총장이 미국 연구소에 내지 않아도 될 장비 사용료를 내도록 개입하고 현지 제자를 지원했다는 등의 의혹이 감사관실발로 제기됐다.  하지만 의혹을 당사자인 미국 연구소가 부정하는 등 제기했던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과 다르게 밝혀져 무리한 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태는 9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검찰이 일부 참고인에 대한 소환을 완료하는 등 조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결론이 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과기정통부의 투명하지 못한 감사 방식은 불필요한 논란만 낳고 있다. 일부 과학계와 보수매체 등에선 이들 기관들이 대부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탄생했거나 관련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전 정부 찍어내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여권 일부 인사의 부정적인 발언 등과 결합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과기정통부가 국내 대표급 과학기술특성화대와 기초과학연구기관에서 벌어진 심각한 상황에 대해 "감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투명한 공개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감사관실발(發)' 의혹만 제기되면서 연구자들을 비리 집단으로 몰아가는 과학계 불신 여론은 확산되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특정 언론을 편든 적도, 보도된 것처럼 감사 내용을 유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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