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사능 오염수 방류…"감시체계 선제 대응 필요성 커져"

2019.08.21 17:10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전문가가 공개한 일본 가나자와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성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까지 유입됐다. 숀 버니 수석 전문가 제공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전문가가 공개한 일본 가나자와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성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까지 유입됐다. 숀 버니 수석 전문가 제공

일본 정부가 8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누적 저장된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은 한반도 주변 방사능 오염수 감시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방사능 감시 주무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아직 이렇다 할 특이사항은 없다”면서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일본의 방류 움직임이 포착되면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변국에 알리지 않고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뒤늦게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시체계를 선제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은 해양방사능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한반도 주변의 해류와 일본에서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고려해 22개의 정점을 정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22개의 정점을 32개로 늘려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32개의 정점 중 현재 울릉도 인근 2개의 정점은 1개월에 1회, 제주도 남쪽 인근 4개의 정점은 1개월에 2회, 나머지 26개 정점은 1년에 4회 조사하고 있다. 

해양방사능 해수 조사 정점. 울릉도 부근 2개의 정점은 월 1회, 제주도 남쪽 인근 4개의 정점은 월 2회, 나머지 26개 정점은 연간 4회 조사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해양방사능 해수 조사 정점. 울릉도 부근 2개의 정점은 월 1회, 제주도 남쪽 인근 4개의 정점은 월 2회, 나머지 26개 정점은 연간 4회 조사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국립수산과학원이 정해진 주기에 따라 정점에 있는 해수 표층수와 심층수를 채수하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연구진이 해수에 포함된 방사능 핵종과 삼중수소 등 농도를 분석하고 기준치 이하인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와는 별개로 원안위는 연안에 있는 19개의 지점에 무인감시기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같은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원안위는 매년 연말 KINS를 통해 ‘해양환경방사능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KINS가 작성한 ‘해양환경방사능조사’ 보고서는 “한국 주변 해역 해수, 해양생물, 해저퇴적물의 시료 중 방사성핵종 농도와 방사성동위원소비를 조사한 결과 세슘 농도 등이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전의 농도범위 이내였고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우려와는 달리 일본 정부가 당장 방사능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가 어렵다.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방류 계획을 주변국에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럴 경우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반대와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 내에서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쪽은 일본 어민들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어민들과 국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2022년 여름에는 후쿠시마 원전 관련 방사능 오염수 저장공간이 포화돼 더 이상 저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일본이 해양으로 방사능 오염수 100만t을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방사능 오염수의 양과 처리 계획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주변국에 고지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채 자의적으로 오염수를 방류하면 한반도 해역에 유입되는 오염수를 뒤늦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32개 정점에서 오염수가 확인되지 않은 채 연안에 있는 실시간감시기에서 확인된다면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측에 대한 대응과 국제사회와의 공조 등을 발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감시체계 강화 및 정점 모니터링 빈도수를 확대하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안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본 측이 움직이거나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되면 감시체계 강화를 이미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부지불식간에 오염수가 방류되거나 흘러나올 경우에 대비해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 KINS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며 대응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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