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구조 나노소재로 열을 전기로 바꾼다

2019.08.20 15:34
탄소나노튜브에서 열을 전기로 바꾸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탄소나노튜브에서 열을 전기로 바꾸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입는 전자기기’의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는 초소형 발전소자가 개발됐다. 입는 전자기기 외에 항공우주, 자동차 등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데 유용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조성윤 화학소재연구본부 책임연구원팀이 탄소로 이뤄진 나노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열을 전기로 바꾸는 발전소자(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8월호에 발표됐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가 육강형 모양으로 반복 결합해 긴 원기둥 모양의 구조를 이룬 소재다. 가볍지만 강하고, 전기가 잘 통하며 자유자재로 휜다. 구멍이 많이 뚫린 구조와 표면적이 넓다는 특성 덕분에 약간의 불순물을 더하면 독특한 전기 특성을 지니게 할 수 있다. 전자기기에 응용하기에 좋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로 열전소재를 만들기 위해 특징 개선에 나섰다. 열전소재는 소재 내부의 열 분포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외부에서 열을 가했을 때 가열된 부분과 다른 부분 사이에 온도차가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탄소나노튜브는 전기만큼이나 열이 잘 통한다. 열전에 불리하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가 열이 덜 통하도록 스펀지처럼 구멍이 많이 뚫린 구조로 만들었다. 단열재로 널리 쓰이는 스펀지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먼저 탄소나노튜브를 용매에 섞어 잘 퍼뜨렸다(분산). 그 뒤 이 용매를 틀에 입히고 용매를 빠르게 증발시켜 탄소나노튜브를 남겼다. 커피잔에서 커피가 증발하면 커피 얼룩이 남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 과정을 반복한 결과 약 5mm 크기의 탄소나노튜브 스펀지를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탄소나노튜브 스펀지는 일반 탄소나노튜브 필름에 비해 열을 전달하는 성질이 160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덕분에 외부에서 열을 가했을 때 소재 내의 온도가 한꺼번에 다 오르지 않아 내부 온도 차이가 기존 탄소나노튜브 소재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열전 효율도 높아졌다. 구멍 덕분에 스펀지처럼 내구성도 높아서, 1만 번 이상 굽혔다 펴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무겁고 딱딱한 무기재료 기반 열전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차량의 남는 열이나 온천수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험 발전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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