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장내 병원균 예방할 방법 찾았다

2019.08.07 15:48
장내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 항생제 저항성을 갖고 있어 체료제가 딱히 없고, 대변이식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CDC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을 예방할 방법을 찾았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평소에는 아무 증상 없이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치명적인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 항생제 저항성을 갖고 있어 치료제가 딱히 없고, 유일한 치료방법인 대변이식술은 아직까지 한계가 크다. CDC 제공

평소에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과다증식하면서 치명적인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예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미국 시카고 앤앤로버트로리아동병원 연구팀은 유아기에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에 노출되면 이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내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 전염병지' 6일자에 발표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감염되면 설사와 복통, 메스꺼움을 비롯해 장 전체에 염증이 발생하고 심각할 경우 천공이 생기거나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 균에 감염될 경우 약 10%가 한 달 안에 사망한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어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다. 다만 건강한 장내미생물을 가진 사람의 대변샘플로부터 균을 추출해 환자의 장에 뿌리는 대변이식술이 현재까지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치료용으로 쓰일 만큼 건강한 대변샘플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에서 대변이식술을 받고 숨지는 일이 발생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대변이식술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1~4세 유아기 때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감염되면 청소년이나 성인이 감염되는 경우보다 증상이 가볍고 치명적이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유아기 때 감염되면 이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유아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자연적으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노출된 아이의 혈액에서 특정 항체를 발견했다. 이 항체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분비하는 독소에 들러붙어 무력화시켰다.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는 유익한 균과 해로운 균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아무런 해가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무너지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같은 해로운 균이 독소를 내보내면서 병을 일으킨다. 

 

연구를 이끈 래리 코실랙 시카고 앤앤로버트로리아동병원 소아과전문의(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소아감염질환학과 교수)는 "이미 이전 연구를 통해 성인 중에서도 소수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대한 항독소 항체를 갖고 있어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유아기 때 이미 노출돼 면역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유아기에 얻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이때 생성된 항독소 항체를 이용해 백신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대한 항독소 항체로 백신을 만들어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