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나노입자 움직임 찍는다

2019.08.07 13:19
김예진 UNIST 연구원(왼쪽)와 권오훈 UNIST 교수 뒤에 있는 장치가 초고속투과전자현미경이다. UNIST 제공.
김예진 UNIST 연구원(왼쪽)와 권오훈 UNIST 교수 뒤에 있는 장치가 초고속투과전자현미경이다. UNIST 제공.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나 분자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원자나 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면 새로운 소재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물질 내부의 움직임을 원자 수준에서 영화 찍듯 영상으로 잡아내는 ‘초고속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오훈 자연과학부 교수팀이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 수준의 물질 구조 변화를 볼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막대 모양의 금 나노입자가 외부 에너지를 받고 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물질 구조 내부를 분석하는 기술은 원자 하나를 관찰하는 수준으로 정밀해졌다. 문제는 물질 내부 원자는 펨토초 단위의 짧은 찰나에도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이다. 정확한 물성을 파악하려면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반응을 포착하는 분석법이 필요하다. 시간 단위로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하는 ‘시간 분해능’이 높으면 더 짧은 시간 단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최근 광학현미경을 이용해 펨토초 수준의 시간 분해능이 구현됐지만 나노미터보다 작은 물체를 관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진은 펨토초 단위로 전자빔을 쏘는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조절해 금 나노입자의 진동을 펨토초 단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금 나노입자에 레이저를 쪼여 음향 진동을 발생시키고 펨토초 단위로 전자빔을 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연구진은 또 ‘전자직접검출 카메라’를 검출기로 사용해 검출 한도를 10배 정도 높였다. 광학현미경은 투과나 반사된 빛을 이용해 이미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전자현미경은 시료의 모습을 담은 전자를 광자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전자로 바꿔 전기적 신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검출기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단순화해 검출 가능한 최소 신호의 한계를 낮췄다. 

 

권오훈 교수는 “물질의 구조 동역학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일은 새로운 소재 개발과 기존 소재 성능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기초과학 영역”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실시간으로 원자 수준의 구조를 관찰하는 분석하는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 7일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삼성종합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