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뜬다는데… 달 보러 가니 그믐달이?

2019.08.01 17:18

대중이 익숙한 용어라지만…

정부연구기관이 비과학 용어 앞장 서서 쓰고

개념도 잘못 이해…천문연 "해당기관 용어 잘못 쓰고 있어"

 

슈퍼문과 일반 보름달 크기 비교.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슈퍼문과 일반 보름달 크기 비교.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달 1일부터 4일까지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뜨는 ‘슈퍼문’의 영향으로 한국 연안 해수면이 높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저지대 침수 등 사고에 주의해달라 당부했다. 하지만 슈퍼문이란 단어를 기대하고 달을 봤다간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시기 달은 그믐달이기 때문이다.

 

슈퍼문이란 단어는 과학적으로 정의된 단어는 아니다. ‘근지점 삭망(perigee sygyzy)’이 더 과학적인 용어다. 근지점은 궤도를 도는 천체가 중심 천체와 가장 가까워졌을 때를 뜻하는 말이다. 삭망은 달과 지구, 태양이 일직선을 이룰 때를 뜻한다. 달의 근지점은 태양, 지구, 달 순서대로 위치한 초승달 혹은 그믐달(삭)과 태양, 달, 지구 순서대로 위치한 보름달(망) 때 나타난다.

 

국립해양조사원이 ‘그믐달 모양의 슈퍼문’이 뜰 것이라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믐달일 때 지구와 달의 거리가 35만 7176㎞로 평균 중심거리인 38만 1586㎞보다 2만 4410㎞ 가깝다. 8월 보름달은 14일에서 16일 사이 뜰 예정이다. 올해 슈퍼문에 가장 가까웠던 달은 2월 19일로 당시는 보름달로 떴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35만 6761㎞로 올해 중 가장 가까운 근지점이었다. 9월 그믐달이 근지점에 위치하면서 추석때의 보름달은 올해 달 중 가장 작은 달이 될 전망이다. 2월의 달보다는 14% 작아진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이번에 사용한 ‘그믐달 모양의 슈퍼문’이라는 용어에 관해 묻자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리차드 놀레라는 과학자가 정의한 것을 따랐다”고 말했다. 리차드 놀레라는 사람이 최초로 슈퍼문이란 단어를 쓴 사람은 맞다. 하지만 그는 점성술사로 1979년 점성술 잡지 ‘델 호로스코프’에 슈퍼문이란 단어를 쓰며 ‘지구 근지점에 90% 가까이 다가온 초승달이나 보름달’로 정의했다. 그는 슈퍼문으로 인해 날씨가 나빠지고 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주장을 폈다.

 

슈퍼문이란 단어가 등장한 이후로 슈퍼문이란 명칭을 달의 모양에 국한하지 않고 썼지만 최근에는 보름달에 한해 이용하는 추세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슈퍼문이란 단어를 정의하며 “최근에는 근지점에 위치한 달이 보름달일 때로만 제한한다”고 밝혔다. 실제 우주 천문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도 “슈퍼문은 보름달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비록 정식 과학용어는 아니지만 일부 기관들이 잘못된 정보를 간혹 내고 있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월 31일 달의 경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가까운 달이지만 침수 피해는 더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은 겨울철에 비해 수온이 높고 기압이 낮아 달에 의한 해수면 상승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최근 10년 중 해수면이 가장 높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야간 시간대에 만조가 발생하며 해수면이 더 차오를 예정”이라며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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