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자로 속 위험한 내부찌꺼기 살펴보는 기술 개발

2019.07.30 17:10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정묵 책임연구원이 라만분광기를 이용해 산화물 샘플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정묵 책임연구원이 라만분광기를 이용해 산화물 샘플의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일본 정부가 최근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성 누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이어 제2원자력발전소의 폐로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격납용기의 측면 구멍으로 잔해 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높은 방사선량과 방대한 잔해 때문에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사용 후 폐기된 폐로를 해체하기에 앞서 안전성을 살펴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화학연구실 임상호·이정묵 책임연구원과 한병찬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폐원자로 속에 남아있는 금속 용융물의 특정 구조 규명을 살펴보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는 이달 중순 원자력 연구 분야의 최상위 논문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에 발표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3호기는 2011년 3월 지진해일로 침수된 뒤 발생한 수소폭발 사고로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해 현재 폐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을 비롯해 가동 후 폐로가 결정된 원전의 안전한 해체 방법을 찾고 있다. 

 

실제로 원전이 가동되면 높은 열이 발생하면서 원자로를 구성하는 핵연료와 이를 둘러싼 피복관, 내부 구조재가 일부 녹는 현상이 일어난다. 수명이 다한 원자로 내부 벽에는 이렇게 녹은 금속 용융물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원자로를 해체하기 전 내벽에 남은 금속 용융물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런 금속 용융물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원자로 내 금속 용융물과 같은 성질을 가진 우라늄-지르코늄 산화물을 대상으로 라만분광법을 활용해 구조를 알아냈다. 빛이 사물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빛 일부가 정상적인 진행 방향에서 이탈해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현상을 활용해 산란한 빛의 진동 스펙트럼을 측정함으로써 분자의 세부적인 구조를 연구하는 기술이다. 공동연구에 나선 연세대 연구팀은 금속 용융물이 지르코늄 원자 1개당 산소 원자 8개가 콤플렉스 형태로 결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폐로 내의 금속 용융물은 중대사고 발생 원전의 원자로 속 환경에 대한 귀중한 정보로 활용된다. 


임상호 책임연구원은 “아직 중대사고 원자로에 생성되는 용융물에 대한 기초 정보가 부족하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후쿠시마 원전을 비롯한 중대사고 원자로 용융물 케이스에 대한 정보 획득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폐 원자로 내에 남아있는 금속 용융물과 성질이 유사한 우라늄-지르코늄 산화물의 내부 구조.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폐 원자로 내에 남아있는 금속 용융물과 성질이 유사한 우라늄-지르코늄 산화물의 내부 구조.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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