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D램 가격…"반도체 업계에도 OPEC이 필요하다"

2019.07.26 08:31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업계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에도 그들 나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팀 컬판은 전날 SK하이닉스[000660] 실적 발표 직후 '반도체 업체들에 그들의 OPEC이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그는 "D램은 업체별로 제품에 큰 차이가 없고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로 여겨진다"면서 "석유와 마찬가지로 수급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린다"고 메모리 반도체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D램 업체들도) 둘러앉아 공급량을 협상해야 한다"며 석유 생산량을 조절하는 OPEC이 있듯 반도체 업계에도 비슷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OPEC은 원유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산유국 대표가 모여 결성한 협의체로 14개 국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한다.

 

 


세계 반도체시장 성장 전망치 하락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컬판은 특히 현재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43%), SK하이닉스(30%), 마이크론(23%) 등 '톱3' 업체가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짚고 "그런데도 수급 안정성은 여전히 그들 손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처가 광범위하고,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수급 안정성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용처가 석유처럼 다양하다 보니 대내외환경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크고, 특정 제품이 나오기까지 1∼2개월 이상 걸리는 탓에 시장 예측을 통한 생산량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또한 전날 실적 설명회에서 영업이익 '1조 클럽' 이탈의 원인 중 하나로 '기대치에 못 미친 수요 회복'을 들며 "메모리 시장의 수요와 공급 모두 가시성이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컬판은 이에 더해 "중국이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D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며 향후 "전 세계 D램 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이 이달 D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업계에서는 수급 안정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 OPEC과 같은 단체가 결성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0년 5월 D램 가격 담합을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천60억원, 7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으며, 미국에서는 현재 '톱3' D램 업체에 대한 가격 담합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중국 반독점 당국도 톱3 업체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어 국제사회의 주목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개별 업체들이 고객들의 수요에 발맞춰 각자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을 전망하며 D램 생산라인을 오는 4분기부터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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