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음파 공격 받았다는 美외교관 뇌 살펴보니 "변화 있으나 확실한 연결고리 없어"

2019.07.25 18:29
미국 연구팀이 쿠바에 머무른 뒤 이상 증상을 호소한 미국 외교관들의 뇌를 분석했다.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일반인에 비해 뇌의 크기가 작아진 부분이고 빨간 부분이 커진 부분이다. 미국의학회지(JAMA) 제공
미국 연구팀이 쿠바에 머무른 뒤 이상 증상을 호소한 미국 외교관들의 뇌를 분석했다.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일반인에 비해 뇌의 크기가 작아진 부분이고 빨간 부분이 커진 부분이다. 미국의학회지(JAMA) 제공

지난 2016년 말부터 2018년 5월까지 쿠바 아바나에 머무른 미국 외교관과 가족들은 두통과 어지럼증, 청력 손상 등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이 곤충 울음이나 쇠를 긁는 것 같은 소음을 듣고 증상이 나타났다고 증언하면서 일각에서는 쿠바가 음파 무기로 이들을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래지니 버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방사선과 교수 연구팀은 당시 이상 증상을 보인 외교관 40명의 뇌를 확인한 결과 증상과 관련 있는 뇌의 변화는 확인됐으나 임상적 관련성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이달 23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JAMA)’에 밝혔다.

 

연구팀은 외교관 40명의 뇌와 정상인 48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비교했다. 외교관의 뇌 백질은 평균 542.22㎤로 대조군의 569.61㎤보다 27.39㎤, 약 5% 작았다. 전체 회백질량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균형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소뇌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관측됐다. 소뇌의 회백질은 정상인에 비해 크고 하충부정맥의 확산 계수는 약 15% 떨어졌다. 청각과 공간 인지 하위 네트워크의 연결도도 정상인보다 약 25% 떨어졌다.

 

연구팀은 외교관들이 호소한 병증과 관련 있는 뇌의 변화는 확인했으나 증상과의 확실한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버마 교수는 “신경학적 징후와 증상을 경험한 미국 외교관과 일반인은 영상 진단 결과에서 보이는 결과가 다르다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반복적인 뇌진탕이나 전장에서의 폭발로 인한 뇌 손상과는 징후가 다르다”고 말했다.

 

뇌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는 보인다는 연구결과지만 이 같은 결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세르지오 델라 살라 영국 에든버러대 인지신경과학 교수는 영국 로이터통신에 “외교관 중 12명이 쿠바에 가기 전 이미 뇌 병력이 있었다”며 “쿠바에 가기 전 뇌 영상이 없는 것도 통계적 왜곡을 일으킨다”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 연구를 알고 있다”며 “극도로 복잡한 이 사안에 대한 의료계의 토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당시 외교관들과 가족이 한꺼번에 이상 증세를 보이자 미국 정부는 아바나 주재 외교관을 절반으로 줄이고 2017년 10월에는 미국 내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찾지 못해 음파 공격은 의혹으로만 남았다. 음파 공격은 ‘장거리 음향장치(LRAD)’를 통해 고음의 소리를 장시간 내보내는 방식으로 군사작전에서 사용되곤 한다.

 

올해 1월 영미 합동 연구팀은 미국 정부가 ‘쿠바의 음파 공격’이라며 제시한 녹음 파일을 분석해 ‘인도 짧은꼬리 귀뚜라미’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로 건강상 이상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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