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특허 확보에 집중하는 일본, 미래엔 AI로 발목 잡을 수 있어"

2019.07.24 23:11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베서더 강남호텔에서 열린 ′지능형반도체 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베서더 강남호텔에서 열린 '지능형반도체 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일본이 인공지능(AI) 연구에서 약하다고 평가하곤 하는데 논문만 없을 뿐입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AI 특허 자료를 보면 AI 특허를 많이 낸 상위 20개 기업 및 기관 중 절반 이상이 일본 국적의 기업이나 기관입니다. 일본이 최근 소재로 한국의 발목을 잡으려 드는데 반도체 제조 뿐 아니라 미래에는 AI에서도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4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베서더 강남호텔에서 열린 ‘지능형반도체 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한국이 AI 연구에서 일본에도 뒤쳐질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AI 시장의 성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련 수치로 증명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AI 분야에서 주변국에 불과하다는 게 최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 스타트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논문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의 AI 기업수는 26개로 작은 기업들이 많이 생기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이고 인공지능 논문 피인용수도 12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AI와 기계학습을 배우는 학생의 수가 1500명에 육박하는 등 AI 붐이 일며 전세계적으로 교육도 활발하지만 한국은 교육 여건도 부족하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도 강의야 대규모로 할 수 있겠지만 이를 조교로 뒷받침할 양성된 학생이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력 양성에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AI 특허에서도 AI 시대를 맞는 한국의 고민이 드러난다. 최 교수는 "미국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리더 기업이 이끌고 있고 중국도 중국과학원(CAS)과 대학 중심으로 특허 등록이 활발하다"며 "반면 한국은 삼성과 LG, ETRI가 노력하면서 성과를 냈지만 점차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특허 분야에서 일본의 강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상위 20개 기관 중 11개가 도시바, NEC, 후지쯔 등 일본 기업이다. 최 교수는 "논문 피인용 상위 권에는 일본이 없다"며 "일본은 논문을 안쓰고 특허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실제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이 요새 소재로 한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이후에는 반도체 제조 뿐 아니라 AI에서도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한국이 앞서갈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는 것이 지능형 반도체다. 지능형 반도체는 반도체에 연산이 가능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미래형 반도체로 스마트 기기에 AI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최 교수는 "지능형 반도체는 AI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간단하게 해주는 칩"이라고 소개했다.

 

지능형 반도체 육성을 위해 최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지난달 20일 '지능형 반도체 연구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지능형 반도체를 포함하는 시스템 전체를 고려한 하향식 연구가 필요하고 기술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한 수요자 중심 연구도 중요하다"며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기술을 레버리지로 활용해 추진력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메모리 기술을 활용하면 AI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D램을 개발하다 한계에 부딪히자 플래시메모리가 나오고, 이후 3D 낸드플래시가 나오면서 메모리 용량의 선도를 이끈 것이 한국 기업들"이라며 "반도체 기술을 잘 활용하면 AI 시장에서 한국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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