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샐 틈 없는 그래핀 차폐재 나왔다

2019.07.24 00:00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유연성이 좋은 전자파 차폐 소재를 직접 늘려 보이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유연성이 좋은 전자파 차폐 소재를 직접 늘려 보이고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팀이 탄소계 신소재인 그래핀을 이용해 전자파(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가볍고 유연한 새로운 차폐재를 개발했다. 전파에 의한 전자기기 수명 단축이나 오작동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춘기 ETRI ICT창의연구소 신소자연구실 책임연구원과 민복기 연구원팀이 전파를 효율적으로 차단할 뿐만 아니라 가해지는 압력까지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 차폐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마치 그물처럼 연결돼 매우 얇은 한 겹의 평면 구조를 이룬 소재다. 연구팀은 금속으로 제작한 스폰지 형태의 구조체에 그래핀을 여러 겹 입혔다. 그 뒤 표면에 티타늄과 탄소를 판처럼 만들어 겹쳐 쌓은 물질인 ‘멕신’을 코팅하고, 마지막으로 고탄성 실리콘 고분자를 표면에 발라 새로운 차폐재를 개발했다. 그래핀은 얇지만 강하고 잘 휘면서 전기도 잘 통해 차세대 전자기기 소재로 널리 연구되고 있다. 멕신은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로 다른 소재 위에 코팅이 쉽다.


ETRI는 이렇게 만든 차폐재는 구멍이 많은 스폰지 모양으로 대부분의 전파를 내부에 흡수한 뒤 열 등으로 바꿔 반사되지 않게 막았다. 안테나 전파 등으로 많이 쓰이는 8~12GHz(기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X밴드)의 경우, 전체 전파의 1억 분의 1 정도만 통과했다. 최 연구원은 “지금까지 발표된 나노 전파 차폐재 가운데 가장 높은 차폐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매우 가볍고 반으로 접어도 성능 저하가 없을 정도로 유연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그래핀에 멕신을 코팅시키기만 하면 돼 제작도 쉬웠다.


연구팀은 이 차폐재가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로 사용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구멍이 많은 스펀지 구조이므로, 외부에서 압력이 가해지면 구조가 변화된다. 이 과정에서 전기를 통하는 성질이 일부 변하면서 저항이 변한다. 이 저항 변화를 측정하면 가해진 압력을 측정할 수 있다.

 

민복기 ETRI 연구원과 최춘기 책임연구원이 전도성 나노 소재 용액과 전자파 차폐 소재의 탄성을 시험하고 있다. ETRI 제공
민복기 ETRI 연구원과 최춘기 책임연구원이 전도성 나노 소재 용액과 전자파 차폐 소재의 탄성을 시험하고 있다. ETRI 제공

최 책임연구원은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응용하면 센서 기능에 활용할 수 있다”며 “소재를 필름 형태로 제조하거나 직접 다른 재료를 코팅할 수도 있어 로봇용 피부,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자동차 부품, 의료기기 등의 전파 노출을 최소화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중이며, 2년 내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기술이전 등을 모색 중이다. 또 소재의 면적을 늘리고 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에서 차폐 효율을 높이기 위해 후속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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