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바다 차가워지면 남극 작은 동물도 생존전략 바꾼다

2019.07.23 16:04
남극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동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아이스크릴(왼쪽)과 남극 크릴의 모습을 찍었다.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동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아이스크릴(왼쪽)과 남극 크릴의 모습을 찍었다. 극지연구소 제공

적도나 저위도 등 더운 지역의 이상기후가 남극 바다에 서식하는 동물 플라크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지연구소는 나형술, 박기홍 극지해양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과 하호경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팀이 서남극 아문센해의 동물 플라크톤의 수직 이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적도와 저위도 지역의 이상기후가 이들의 생존 전략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물 플랑크톤은 작은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갑각류인 남극 크릴이나 아이스 크릴 등 미세한 크기의 바다 동물을 의미한다. 햇빛에 반응해 수면 근처부터 깊은 바다까지 수직으로 이동하며 남극의 겨울인 4~9월에는 수백m 깊이까지 들어가 길게 머무른다. 일종의 겨울잠이다.


연구팀은 남극해의 기후와 바다에 사는 이들 동물 플랑크톤 군집의 수직 이동 패턴을 4년에 걸쳐 관측한 뒤 이상기후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위도 지역에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인 ‘엘니뇨’가 강하게 발생하고 남극의 기압이 높았던 2010년의 경우 동물 플랑크톤이 수심 520m 지점까지 내려가 그곳에서 200일을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인 ‘라니냐’가 발생하고 남극에 기압이 낮았던 2013년에는 동물 플랑크톤이 약간 얕은 수심 465m 지점까지밖에 내려가지 않았고, 머문 기간도 90일 가량으로 2010년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3년의 남극 기후 환경을 분석해 이유를 밝혔다. 당시 아문센해에서는 햇빛을 막는 바다 얼음이 두껍게 발달했고, 이에 따라 식물 플랑크톤이 번성하지 못했다. 이들을 먹고 사는 동물 플랑크톤은 겨울을 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모으지 못했고, 결국 2010년 겨울에 체류한 기간의 절반을 채 채우지 못한 채 새로운 먹이를 찾아 표층으로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엘니뇨현상과 남극 고기압이 강했던 2010년(왼쪽)과 라니냐현상과 남극 저기압이 강했던 2013년(오른쪽) 동물플랑크톤의 수직이동 변화를 비교했다. 극제연구소 제공
엘니뇨현상과 남극 고기압이 강했던 2010년(왼쪽)과 라니냐현상과 남극 저기압이 강했던 2013년(오른쪽) 동물플랑크톤의 수직이동 변화를 비교했다. 극제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남극해의 동물 플랑크톤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이런 행동이 바다 속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생물 ‘펌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계속해서 동물 플랑크톤의 역할을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2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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