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속도와 정확도 한층 개선한 실리콘 양자컴퓨터

2019.07.21 14:15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7일 붉은 빛을 띄는 양자 2개로 구성된 큐비트의 모습을 표지로 실었다. 큐비트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정보저장의 최소 단위다. 일반 컴퓨터에서는 정보저장의 최소 단위로 1 또는 0의 값을 갖는 비트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일반컴퓨터는 ‘네이처’란 단어를 ‘1010110’으로 인식하며 1비트는 1 또는 0의 값을 갖는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1과 0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큐비트를 사용한다.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해 큐비트가 늘어나도 처리 가능한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실제 미국 컴퓨터 및 정보기기 제조업체 IBM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세계 첫 상용 양자컴퓨터인 ‘Q 시스템 원’을 공개했다. 이 양자컴퓨터는 20큐비트를 가지고 있으며 50큐비트가 되면 현재 정보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셸 시몬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양자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런 양자컴퓨터의 기술을 한층 더 끌어올린 연구결과를 이번 주 네이처에 발표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 이라는 현상을 이용한다. 큐비트는 양자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을 한다. 이 양자쌍을 각기 멀리 떼어놓아도 한쪽의 회전 방향을 바꾸게 되면 다른 쪽의 회전 방향도 즉시 바뀐다. 이를 양자 얽힘이라 한다. 이 현상을 통해 성질이 다양한 정보처리가 가능해지고 연산 속도도 대폭 빨라진다.


큐비트의 양자 얽힘을 유도하는 방법에는 여러 종류의 물리적 구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레이저 광선으로 이온을 조작하거나 원자를 충전하는 ‘이온 트랩’, 절대온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만 작동하며 원자에서 볼 수 있는 현상과 비슷한 현상을 내는 ‘초전도회로’, 핵을 둘러싸는 전자의 수가 핵 속의 수와 같은 ‘중성원자’와 양자가 지나다니는 길을 제어할 수 있는 ‘실리콘’을 이용한다. 


연구팀은 실리콘의 ‘양자 게이트’에 기존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접목했다. 양자 게이트는 양자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함수와 연산자로, 입력값에 따라 출력 값을 내는 논리적 처리 함수의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리콘 속 양자 게이트들을 기존보다 더 가깝게 배치했다. 양자 게이트들을 가깝게 배치하는 것은 기존에는 기술적 한계로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연구팀이 새로 만든 실리콘 기반의 양자 게이트는 0.8 나노초(ns, 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만에 입력값에 따른 출력값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현존하는 실리콘 기반의 양자 컴퓨터의 정보처리 속도보다 약 200배가 빠른 정도다. 연구팀은 “실리콘 기반의 양자게이트 정보처리 정확도는 약 90%에 이른다”며 “현재 정확도를 더 향상시키는 노력을 지속 중이다”고 말했다. 


시몬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장 내년에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가 개발되진 않는다”며 “다만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매우 높은 정확도와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