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몰래 잠입해 약 꽂는 ‘트로이의 목마’ 나왔다

2019.07.18 13:00
연구팀이 개발한 항암제 전달 시스템을 나타낸 상상도.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개발한 항암제 전달 시스템을 나타낸 상상도. 항암제에 암세포가 좋아하는 지방산을 붙여 종양 내부에 침입시켜 치료효과를 높이는 원리다. 노스웨스턴대, 네이던 자네스키 제공

그리스가 트로이를 무너뜨릴 때 잠입시켰던 ‘트로이 목마’처럼 종양 한가운데로 몰래 숨어들어 약물을 내뿜어 암을 없애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항암제에 ‘긴사슬지방산’이라는 물질을 붙여 암조직 내부로 넣어 치료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연구결과를 학술지 '미국화학회지' 1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양끝에 약물을 붙이는 결합부위가 있도록 긴사슬지방산을 설계했다. 이렇게 만든 지방산에 약물을 붙이고 혈관 내로 주사하면, 혈청 단백질에 숨어 온몸을 다니다가 종양에 들어가 약물을 터뜨린다. 이 약물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 없앤다. 

 

항암제에 지방산을 붙인 이유는 암세포가 지방을 특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한 암세포는 일반 세포보다 더 빠르게 증식하기 위해 영양분을 빨리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연구팀은 항암제를 종양까지 배송하는 효율을 높였다. 

 

연구팀은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의 양끝에 지방산을 붙인 다음, 암에 걸린 쥐에게 주입했다. 그 결과 골종양과 췌장암, 결장암 등 3가지 암에서 종양을 말끔히 없애는 데 성공했다. 또한 적정량보다 파클리탁셀의 양을 20배 늘려 같은 방법으로 쥐에게 주입한 결과, 그냥 주입했을 때보다 17배나 더 안전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를 이끈 네이던 자네스키 노스웨스턴대 화학과 교수는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건강한 세포도 공격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독성이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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