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자가포식’이 치매와 루게릭병 유발한다

2019.07.10 09:00
한국뇌연구원 정윤하 선임연구원이 마우스의 척수 조직을 관찰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세포가 구조 일부를 스스로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이 치매와 루게릭병 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제공 한국뇌연구원
한국뇌연구원 정윤하 선임연구원이 마우스의 척수 조직을 관찰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세포가 구조 일부를 스스로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이 치매와 루게릭병 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제공 한국뇌연구원

치매와 근위축성 측색경화증(루게릭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병하는 데 세포가 자신을 스스로 먹도록 하는 과정(자가포식)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난치병인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정윤하 뇌연구원 퇴행성뇌질환연구그룹 선임연구원팀과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공동연구팀이 치매와 루게릭병 발병과정에 ATG7이라는 세포 자가포식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노화된 세포 소기관이 자신의 구조물 일부를 스스로 먹어 세포 전체의 활성을 높이는 작용이다. 


연구팀은 모델동물인 마우스와 초파리에서 ‘TDP-43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관찰했다. TDP-43은 유전자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로, 루게릭병과 전두엽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 TDP-43 단백질 생산이 억제된 마우스와 초파리는 세포가 자가포식을 하게 만드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인 ATG7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유전자가 억제된 동물은 신경세포가 퇴행하는 증세를 겪었다. 


반대로 이 유전자가 억제된 초파리를 대상으로 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실험을 하자 ATG7 유전자가 활발히 만들어지면서 자가포식 작용이 늘어났다. 이 초파리는 신경퇴행과 운동능력 상실 현상이 개선됐다.

 

한편 뇌의 퇴행과 자가포식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 앞서 6월 24일, 유성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와 정성희 연구원팀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뇌 속 해마의 성신경줄기세포가 사멸하는 과정에 줄기세포의 자가포식이 관여한다고 밝혔다.  유 교수팀은 스트레스를 겪은 생쥐의 해마 부위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태어나는 ‘성체 신경발생’이 줄어드는 현상을 관찰하고 그 원인으로 자가포식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찾았다. 이 연구 결과 역시 '오토파지'에 발표됐다.


정윤하 선임연구원은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자가포식)’ 7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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