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별은 자기장 ‘그물’의 방해를 뚫고 자란다

2019.07.03 15:40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초기 아기별 L1448 IRS 2의 모습이다. NASA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사진제공 NASA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 분자운에 속해 있는 초기 아기별 L1448 IRS 2의 모습이다. NASA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사진제공 NASA

국내 연구팀이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탄생 초기의 별인 ’아기별’의 탄생 과정을 새롭게 밝힐 증거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별과 행성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던 기존 이론을 대체할 새로운 이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천문연구원은 권우진 전파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1000년 가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아기별을 전파로 관측한 끝에 기존의 지식으로는 아기별 주위에 형성될 수 없다고 여겨져 온 가스 및 먼지 원반이 이 별 주위에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1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1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페르세우스 분자구름 안에 위치한 아기별 ‘L1448 IRS 2’를 칠레의 해발 5km 지점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군집형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를 이용해 관측했다. ALMA는 전파망원경 66대로 구성돼 있으며 동아시아와 북미, 유럽연합 컨소시엄과 칠레가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2014년부터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원래 아기별은 분자가 마치 구름처럼 흩어진 ‘분자구름(분자운)’ 가운데 밀도가 높은 지역이 중력에 의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태어난다. 이 과정에서 분자구름에 자기장이 발생하게 되는데, 자기장이 난류보다 강한 경우 자기장 방향으로 물질이 더 많이 이동하며 자기장과는 수직하고 평평한 구조를 형성한다. 이 때 밀도가 높은 지역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 자기장도 빨려 들어가 마치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형성된다(아래 그림). 이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 중심부에 아기별이 만들어진다. 아기별은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며 점점 자란다.

분자구름에서는 자기장 방향으로 물질 이동이 쉬워 자기장에 수직하며 편평한 원반 구조가 먼저 형성된다(짙은 파란색). 이후 아기별을 중심으로 중력 수축이 일어나면 가운데가 잘록해져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형성된다. 위 아래 옅은 파란색은 쌍극분출이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분자구름에서는 자기장 방향으로 물질 이동이 쉬워 자기장에 수직하며 편평한 원반 구조가 먼저 형성된다(짙은 파란색). 이후 아기별을 중심으로 중력 수축이 일어나면 가운데가 잘록해져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형성된다. 위 아래 옅은 파란색은 쌍극분출이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중력이 수축하며 만들어진 아기별은 빠르게 회전한다. 이 과정에서 아기별에 유입되던 가스와 먼지는 아기별 주위를 돌다 유입된다. 이 때문에 아기별 주위에는 가스와 먼지로 된 넓은 CD 모양의 원반이 형성된다.


기존의 이론에서는 모래시계 모양의 자기장이 아기별의 회전축과 나란하거나 너무 강하면 자기장이 마치 CD를 그물로 얽어놓은 것처럼 제동 효과를 발휘해 제대로 된 원반이 형성되지 못한다고 봤다. L1448 IRS 2 역시 이런 아기별로 알려져 있었으며, 따라서 자기장이 회전축과 나란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이전에도 카르마 등의 임무를 통해 원반 형태와 자기장을 추정해 왔지만, 해상도가 낮아 확실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연구팀은 ALMA를 이용해 기존보다 10배 자세히 아기별을 관측했다. 먼지에서 나오는 열을 측정하면 먼지 알갱이들이 자기장 속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자기장 방향의 수직 방향으로 ‘편광’이라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정렬시킨 전파를 방출한다. ALMA로 이 전파를 관측하면 원반의 자기장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이 별 중심부 부근에서 자기장이 회전축의 수직으로 갑자기 변해 있음이 드러났다(아래 그림). 자기장의 브레이크가 강한 환경임에도 아기별 초기에 원반이 형성됐고, 이 원반이 다시 원래의 자기장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권 책임연구원은 “자기장이 아기별 원반의 형성과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태양계 등 행성계의 기원을 밝히는 데 중요하다”며 “앞으로 자기장이 아기별로 유입되는 물질의 흐름과 주고받는 영향 등을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기 아기별 구조체 L1448 IRS 2의 전파 관측 결과다. 왼쪽이 기존 관측 결과고 오른쪽이 이번에 나온 고해상도 결과다. 검은 등고선은 먼지의 열 복사신호로 평평한 원반을 형성함을 알 수 있다. 파란색은 가까워지는 쌍극분출류, 붉은색은 멀어지는 분출류로 원반에 수직이다. 녹색 선의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이다. 아기별 주위에서 쌍극분출류에 수직인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초기 아기별 구조체 L1448 IRS 2의 전파 관측 결과다. 왼쪽이 기존 관측 결과고 오른쪽이 이번에 나온 고해상도 결과다. 검은 등고선은 먼지의 열 복사신호로 평평한 원반을 형성함을 알 수 있다. 파란색은 가까워지는 쌍극분출류, 붉은색은 멀어지는 분출류로 원반에 수직이다. 녹색 선의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이다. 아기별 주위에서 쌍극분출류에 수직인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