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첫날 맞은 출연연…“17곳은 이미 시행, 8곳도 곧 실시”

2019.07.01 17:59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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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52시간제의 시행을 1년간 유예했던 21개 특례제외업종 가운데 근무자 수가 300인 이상인 사업장 1047곳이 1일부터 주52시간 근로제의 적용을 받는다. 금융, 노선버스, 방송 등과 함께 연구개발업도 이번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약 3분의 2인 17개 기관이 노사 합의를 통해 52시간 근로제를 본격 시행했다. 나머지 8개 기관도 3개월의 계도기간 안에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시행 중인 곳은 대부분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채택해 52시간 근무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한달 단위로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근로시간제로,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는 모든 직원이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일부 시간을 ‘코어시간’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제도다. 노사합의를 통해 52시간 근로제에 돌입한 출연연 상당수가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를 코어시간으로 정하고 나머지 시간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기연) 관계자는 “2017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으로, 2년간 운영해 온 경험 덕분에 큰 혼란 없이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에기연은 2년간 10시에서 오후4시를 코어 시간으로 정해 시행해 왔지만, 이번에 10시~오후 3시로 코어 시간을 축소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지난해 12월부터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채택해 큰 혼란 없이 7월을 맞았다. 천문연의 코어 시간도 에기연과 동일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역시 노사합의를 통해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했다. 연구직과 행정직이 조금 다른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행정직원은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에서 한두 시간 정도 출퇴근시간이 조정되는 수준에서 시행되고 있다. 


KIST 정규직 연구원은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사전에 합의한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인 ‘재량 근로시간제’를 채택했다. 근로시간 결정이 곤란한 개발 업무 등에 많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김재화 KIST 인사경영팀 담당자는 “주 40시간의 제한 없이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존중해 달라는 내부 의견이 많아 채택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재량 근로시간제는 정규직만 해당된다. 학생연수생(학연생)은 근로와 학습의 경계가 모호해 재량 근로시간제를 채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정해진 출퇴근 시간 동안 근무한 뒤, 퇴근 30분 전에 질문을 통해 연장근무 여부를 신청 받는 시스템으로 비정규직 연구자의 근로 시간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들 연구기관 중에는 업무에 사용하는 컴퓨터를 통해 근무 시간을 관리하고, 추가 근무를 하려면 신청서를 작성하는 등 법을 엄격하게 지킬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시행되지 않은 기관도 대부분 협의를 마무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인재개발부장은 "큰 틀에서는 노사합의가 이뤄졌지만 근로시간제의 세부안 채택에 이견이 있는 경우도 있고, 복수노조가 있거나 노조가 근로자의 과반이 되지 않는 경우 근로자 대표가 결정되지 못해 합의를 하지 못한 사례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부분선택적 근로시간제 채택에 노사가 대체로 합의한 상태로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명호 항우연 노조위원장은 "코어시간을 주 5일 모두 정할 것인지 금요일은 배제할 것인지, (나로우주센터 등 장거리 출장이 많은데) 주말 출장이 낄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다음 주쯤에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역시 노사가 막바지 조율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노사합의가 이뤄졌지만 관련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시행이 한두 주 미뤄진 상태다. 최완욱 ETRI 인적자원부장은 “연구자는 화~목요일 3일만 코어시간을 두고 행정직은 주 5일 코어시간을 두는 부분선택 근로시간제에 합의했다”며 “빠른 시행을 원하는 원내 목소리가 높아 시스템 개통 전이지만 7월 중순부터 사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우 연구회 부장은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 못한 기관은 우선 지난주에 이행계획을 작성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상태로 3개월의 계도기간을 확보했지만, 최대한 빨리 시행할 수 있도록 대응할 예정”이라며 “일각에서는 주 52시간이 R&D의 경쟁력을 깎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하지만, 근무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성과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는 만큼 정착을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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