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위상이 뒤틀리는 '회오리 빛'

2019.06.30 06: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SF 영화에 나오는 레이저 무기처럼 빛이 회오리 모양으로 발산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8일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빛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궤도각운동량이란 어떤 물질이 중점을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회전하는 궤도 운동을 할 때 가지는 운동량이다.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빛은 궤도각운동량이 0으로 위상이 일정하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빛이 궤도각운동량을 갖도록 만들면 위상적으로 뒤틀린다. 바람개비의 날개 중 하나에만 색을 칠하고 빠르게 돌릴 때 색이 빙글빙글 도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공학자들은 이런 '회오리 빛'을 특수 제작한 렌즈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산업에 응용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카를로스 에르난데스가르시아 스페인 살라망카대 응용물리학과 교수와 로라 리고 박사과정연구원, 케빈 도니 미국 콜로라도대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 등 공동연구팀은 빛의 궤도각운동량을 펨토초(1000조 분의 1초) 수준의 미세한 시간차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특수 제작한 렌즈들을 이용해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파장 800nm 짜리 적외선을 만들었다. 이 적외선을 기체 상태인 아르곤 원자에 쪼여 이온화시키면 전자가 튀어나왔다가 인력에 의해 다시 원자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궤도각운동량을 가진 파장 47nm의 극자외선(EUV)이 발생한다. 이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은 적외선의 궤도각운동량에 비례한다. 

 

연구팀은 궤도각운동량이 1인 적외선을 원자에 쪼이면 궤도각운동량이 17인 극자외선이 발생하고, 궤도각운동량이 2인 적외선을 쪼이면 궤도각운동량이 34인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궤도각운동량이 1인 적외선과 2인 적외선을 10펨터초의 아주 미세한 시간차로 쪼이는 실험으로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극자외선의 궤도각운동량이 처음에는 17이었다가 10펨터초 뒤 34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학계에서는 궤도각운동량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찰나의 시간 차로 궤도각운동량을 바꿀 수 있음을 실험으로 밝혀낸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에 이 연구 결과를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학현미경이나 양자광학 연구, 입자를 잡아서 회전시키는 일까지 가능한 수준의 광집게, 광통신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문에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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