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2063년 지구 충돌 위험 소행성 첫 발견

2019.06.25 12:20
이미지 확대하기한국천문연구원이 발견한 지구위협소행성 PP29의 모습(동그라미). 연구팀은 KMTNet으로 촬영한 영상을 맨눈으로 확인해 가며 소행성을 찾았다. 한국 연구팀과 시설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미국을 제외하고는 드문 발견이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이 발견한 지구위협소행성 PP29의 모습(동그라미). 연구팀은 KMTNet으로 촬영한 영상을 맨눈으로 확인해 가며 소행성을 찾았다. 한국 연구팀과 시설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미국을 제외하고는 드문 발견이다.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수십 년 안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천체를 의미하는 ‘지구위협소행성’을 국내 연구팀이 발견했다. 한국 연구팀이 국내 연구기관의 산하 연구시설을 이용해 지구위협소행성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행성은 약 50년 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지만, 확률이 29억 분의 1로 낮아 위협 수준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문홍규 천문연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과 정안영민 연구원팀이 지난해 8월 발견한 소행성 두 개의 궤도를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그 가운데 하나가 약 50년 내에 두 번에 걸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밝혀졌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칠레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관측소에서 한국이 운영하는 망원경 시스템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의 지름 1.6m급 망원경 3기로 두 소행성을 처음 찾아냈다. KMTNet은 1.6m급 망원경으로 구성된 유일한 외계행성관측네트워크로, 남반구 하늘을 한 번에 보름달 16개 넓이씩 빠르게 관측할 수 있다. 최초 발견자인 정안 연구원은 “외계행성을 찾는 원래의 KMTNet 임무 시간 중 비는 20~30%의 시간을 할애해 여러 달에 걸쳐 관측한 끝에 두 소행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정안 연구원은 원래 연구시간 외에 추가시간을 할애해 데이터를 직접 맨눈으로 확인한 끝에 소행성을 찾았다. 


이 두 소행성에는 각각 2018PM28과 2018PP29라는 이름이 붙었다. PP29는 남아공, PM28은 칠레 관측소에서 처음 관측됐고 이후 각각 44일과 10일 동안 후속 추적해 정밀한 궤도와 크기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2018PP29 소행성은 지름이 160m이고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11배인 426만km까지 접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정의인 ‘지름 140m 이상이며 지구와의 접근 거리가 지구-달 사이 거리의 약 19.5배인 750만km 이내인 소행성’이라는 조건을 만족한다. 지름 140m 이상은 지구에 충돌했을 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크기이며, 두 조건을 만족하는 지구위협소행성은 6월 21일 기준으로 1981개 발견돼 있다.


PP29는 태양을 5년 8개월마다 한 바퀴씩 돌며 아주 긴 타원형 궤도를 돌아, 태양에서 가장 멀 때는 목성 궤도에 들어선다. 이렇게 긴 궤도와 공전주기를 갖는 소행성은 전체의 1% 미만이다. 문홍규 책임연구원은 “여러모로 특이한 소행성”이라고 말했다.


이 소행성은 2063년과 2069번 두 번에 걸쳐 지구에 접근해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안 연구원은 “행성의 중력 등에 의한 영향과 궤도 산정 오차 등을 고려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을 계산했다”며 “두 해의 충돌 확률을 더한 결과 28억 분의 1의 확률이 나왔다. 이는 로또 1등과 4등이 동시에 맞을 정도로 희귀한 사건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이번 발견을 이끈 KMTNet의 망원경 모습.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이번 발견을 이끈 KMTNet의 망원경 모습. 사진제공 한국천문연구원

비록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정도로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시는 필요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위성 위협 감시 시스템인 '센트리 시스템'은 소행성이 향후 100년간 충돌할 가능성을 실시간 계산하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의 목록에 포함돼 있는 위협 소행성은 43개에 불과한데, PP29가 이 안에 현재 포함돼 있다. 정안 연구원은 “만에 하나 지구와 충돌한다면 충돌 속도가 일반적인 소행성보다 빠른 초속 24km로 충돌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력한 충돌 위험이 발견된다면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조성기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국제연합(UN)산하 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국제적으로 논의하고 연구하며 대응책을 논의하는 두 워킹그룹에 천문연도 참여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조치를 위해야 할 정도의 소행성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이며 PP29 역시 조치가 필요한 위험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PM28이라는 소행성도 발견했다. 지구와 750만km 이내로 가까워지지만, 지름이 25m 정도로 작가 지구위협소행성으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지구와 비슷하게 원형에 가까운 궤도로 태양을 돈다. 또 태양으로부터 비슷한 거리에서 태양을 돌고 있고, 궤도면도 지구의 공전궤도면과 비슷해 향후 소행성에 직접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임무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발견은 한국이 보유한 KMTNet가 있어서 가능했다. 하지만 주요 부품인 카메라 CCD의 설계 수명을 거의 다 하는 등 유지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책임연구원은 “현재 카메라 성능 개선을 위한 유지보수예산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 대의 망원경 부품을 교체하는 데에는 대략 모두 6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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