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인페르노> 속 맬서스 인구론, 실제로 맞을까?

2013.11.13 14:40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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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지옥은 허구가 아니라…, 예언이다! 지독한 고통. 무시무시한 비애. 이것이 내일의 풍경이다. 인류는 그냥 방치하면 전염병이나 암세포와도 같은 속성을 발휘한다. 세대가 지날수록 숫자가 급증해, 한때 우리의 가치와 사실랑 키워 준 세속의 위안이 완전히 사리지고….


- 중략 -


이것은 단테의 아홉 고리 지옥이다. 이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를 향해 돌진해 오는 미래는 맬서스의 가차 없는 수학에 입각해 우리를 지옥의 첫 번째 고리 가장자리로 내몬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속도로 추락을 예비한 채….

 

 

 

 

 

<다빈치 코드>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의 한 구절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앞으로 지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예언해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신곡> 중 가장 인기 있는 ‘지옥(인페르노)’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로, 작가는 단테가 그린 지옥의 공포를 현 시점으로 가지고 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올여름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곧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단테의 <신곡> 중 지옥을 묘사한 이탈리아의 화가 보티첼리의 작품 ‘인페르노’. 소설이서는 이 작품에 중요한 암호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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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소설 속 공포의 주된 무기는 1798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인구학자인 토머스 맬서스가 주장한 ‘인구론’이다. ‘인구론’이란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맬서스의 주장이다. 여기서 기하급수란, 일정한 수만큼 곱해져서 증가되는 걸 뜻하고, 산술급수란 일정한 수만큼 더해져서 증가되는 걸 말한다.

 

다시 말해 맬서스에 주장에 의하면 인구는 25년 마다 1, 2, 4, 8, 16, 32, 64, 128…의 비로 증가하고, 식량은 아무리 생산량을 증가시켜도 1, 2, 3, 4, 5, 6, 7, 8…의 비로 늘어난다. 따라서 현재 인구와 식량이 1:1이라면 200년 뒤에는 256:9, 300년 후에는 4096:13이 된다. 이는 식량의 증가보다 인구가 훨씬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에 인류가 결국 멸망한다는 걸 뜻한다.

 

그런데 소설 속 악당 조브리스트는 이런 인구론의 신봉자다. 그는 앞으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결국 모두가 지옥을 경험하고 죽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것이 현실화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방법으로 21세기판 흑사병을 지목하고, 세계 인구를 3분의 1로 줄이는 계획을 세운다. 실제로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창궐해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다. 이에 주인공인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은 조브리스트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 가며, 그의 계획을 필사적으로 막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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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800년대 초, 수천 년에 걸쳐 인구는 10억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불과 100년 만인 1920년 인구는 20억 명을 기록했다. 또 불과 50년 뒤인 1970년에는 40억 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70억 명을 넘어섰고, 현재 80억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랑스국립인구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에는 81억 명, 2050년에는 96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브리스트의 주장처럼 머지않아 인류가 멸망하는 건 아닐까?

다행히 맬서스의 주장은 틀렸다. 그가 예측한 대로라면 인구론이 처음 제기된 1798년에서 200년이 지난 1998년에는 인구와 식량의 비가 256:9여야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 맬서스가 인구론을 주장할 당시는 산업혁명 초기로, 20세기 산업이 이렇게 발달할 줄 몰랐기 때문에 틀린 예측을 한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그 결과 인구 증가율보다 식량 생산 증가율이 더 높은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 중에는 <인페르노>처럼 수학적인 원리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소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수학동아 11월호에서 소설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수학이야기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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