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게놈 프로젝트, 반추동물의 비밀 밝히다

2019.06.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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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림포포주의 마푼구베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암컷 스틴복영양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스틴복영양은 지구상에 가장 널리 퍼진 포유류종인 반추동물 중 하나다. 반추동물은 위 속에 넣어둔 먹이를 입으로 되올려 다시 씹어 소화하는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로 소나 염소, 사슴, 기린 등 다양한 포유류 종이 여기에 속한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반추동물 게놈 프로젝트(RGP)의 초기 연구 결과 3건을 발표했다.

 

반추동물은 지구 어디서나 발견되는 흔한 포유류지만, 반추동물에 관한 유전학적 연구는 많지 않았다. 중국 시안 서북공업대 연구팀은 반추동물 44종 염기쌍 40조 개 이상 데이터를 모은 RGP를 통해 반추동물의 특성에 관한 여러 연구를 수행했다. RGP를 토대로 반추동물의 진화 이력을 볼 수 있는 계통도를 만들어보니 10만 년 전에 반추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었음이 밝혀졌다. 이 시기는 아프리카에서 인간들이 이주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이는 초기 인류가 반추동물의 생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반추동물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뿔을 포함한 머리 구조를 분석했다. 반추동물은 머리에 뿔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포유류 집단이지만 가지가 여럿 나 있는 사슴의 화려한 뿔부터 단순히 위로 뻗은 소의 뿔처럼 다양한 구조의 뿔을 갖고 있다. RGP 분석 결과 소와 사슴의 뿔은 모양의 차이만 있을 뿐 유전적으로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하루 2.5㎝ 이상 자라는 사슴의 뿔처럼 평생 자라는 반추동물의 뿔은 무한 증식을 반복하는 암의 재생 특성과 유사한 성장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추동물의 유전자 구조는 암과 관계없이도 이러한 조직 재생을 가능하게 했다.

 

반추동물 중 가장 특이한 종인 순록에 주목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순록은 춥고 식량이 부족하며 하루 내내 낮이 계속되는 백야현상과 밤이 계속되는 극야현상이 반복되는 극지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진화한 유일한 반추동물이다. 연구팀은 순록의 게놈을 분석해 긴 낮과 긴 밤에 적응하는 불규칙한 신체 리듬이나 적은 햇살 속에서도 가능한 비타민 D 대사능력 등을 키워온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순록의 불규칙한 신체 리듬은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순록의 유전적 특질에서 신체 리듬의 불균형으로 정서장애나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는 인간을 치료할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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