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거품 속 휘날리는 눈꽃,'와인의 눈물'과 같은 효과

2019.06.19 17:15
추운 날 비누 거품을 얼음 위에 올려놓으면 눈꽃 입자가 거품 속에서 흩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조나단 보레이코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팀은 이 현상의 원리를 밝혀냈다. 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추운 날 비누 거품을 얼음 위에 올려놓으면 눈꽃 입자가 거품 속에서 흩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조나단 보레이코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팀은 이 현상의 원리를 밝혀냈다. 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추운 겨울 얼음 위에 비누 거품을 놓으면 자그마한 눈 결정이 거품 속을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스노우볼’은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냉정한 공학 연구자들은 이 현상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조나단 보레이코 미국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얼음 위의 비누 거품에서 눈 결정이 떠다니는 원리가 '와인의 눈물'을 만드는 '마랑고니 효과'임을 밝혀냈다는 연구 결과를 이달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보레이코 교수는 연구원들과 함께 유튜브에서 비누 거품으로 만드는 스노우볼에 관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연구원 중 일부가 유튜브 동영상 속 결정의 패턴이 일정한 것을 발견하고 원인을 탐색하기로 했다. 보레이코 교수는 미국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영감을 받은 연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 위에 놓인 비누 거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다. 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 위에 놓인 비누 거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다. 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연구실의 영하 4도의 냉동 창고 속에서 실험한 결과 연구팀은 이 현상이 '마랑고니 효과' 때문임을 알아냈다. 마랑고니 효과는 액체의 표면 장력이 온도나 다른 액체와 섞임 등으로 인해 차이가 나며 발생하는 힘이다. 와인잔을 돌리면 잔 표면에 붙은 와인이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와인의 눈물'이 대표적이다. 와인 속 알코올이 잔 표면에서 증발하며 상대적으로 표면장력이 큰 물만 남아 마랑고니 효과로 인해 모이며 물방울이 커져 흘러내리게 되는 현상이다.

 

거품에서는 얼음으로 인해 거품 내부의 온도 차이가 발생하며 표면장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서 생기는 힘으로 얼음 결정이 거품 표면을 따라 위로 흘러 들어가며 마치 눈꽃이 거품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후 얼음 결정이 성장하면서 주변 결정과 만나게 되면 움직임을 멈추게 되고 이윽고 모든 표면이 얼어붙는다.

 

하지만 외부 온도가 높을 때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실험실로 옮겨와 상온에서 얼음에 거품을 올려놨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이때는 거품이 바닥부터 천천히 얼다가 온도 조건에 따라 중간쯤에서 멈췄다. 그 상태에서 얼음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공기가 빠져나가 거품의 윗부분이 천천히 찌그러드는 것을 발견했다.

 

보레이코 교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현상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려 하면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것을 알 수 있다”며 “열전달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동 창고 속에서 얼음 위에 올려놓은 비누 거품이 어는 것을 촬영했다. 네이처(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상온에서 얼음 위에 올려놓은 비누 거품은 일부만 어는 모습을 보인다. 네이처(파자드 아흐마디, 크리스티안 킹젯)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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