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이식술 첫 공식 사망자 나와…美FDA "임상시험 중단" 촉구

2019.06.19 16:57
최근 대변이식술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했다. FDA는 대변이식술에 쓰일 샘플에 대해 항생제 내성균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추후 환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전망이다. FDA홈페이지 제공.
최근 대변이식술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했다. FDA는 대변이식술에 쓰일 샘플에 대해 항생제 내성균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추후 환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전망이다. FDA홈페이지 제공.

미국에서 건강한 사람 대변을 이식하는 '대변 이식술'을 받고 숨진 첫 환자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대변 이식술을 받았다가 오히려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임상시험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내놨다. 대변 이식술은 최근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시술이 이뤄지고 있어 FDA의 경고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FDA는 이달 13일 "대변 이식술을 시술받은 환자 두 명이 면역 저하 현상이 나타나 이들 중 한 명이 최근 숨졌다" 며 "이식술을 하기에 앞서 환자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이들 환자는 동일한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대변을 이식받는 시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터 막스 FDA 바이오의약품 평가연구센터장은 “해당 대변 샘플을 확인한 결과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대장균은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를 분비해 페니실린 등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막성 대장염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

 

장내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 항생제 저항성을 갖고 있어 체료제가 딱히 없고, 대변이식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CDC 제공
장내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평소에는 아무 증상 없이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 항생제 저항성을 갖고 있어 치료제가 딱히 없고, 대변이식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CDC 제공

문제가 된 대변 이식술이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장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이식해 장(腸)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치료 방법이다. 장 질환 중에서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유발하는 위막성 대장염을 수일 내에 완치하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왔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어 치료제가 아직 없다. 조영석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변 이식술은 이로운 균을 추출해 환자의 장에 뿌림으로써, 그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눌려 증식하지 못했던 이로운 균이 다시 우세해져 장내 면역력을 키우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대변이식술을 받으면 75~90% 환자가 재발 없이 위막성 대장염을 완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변이식술을 아직 공식 치료법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위막성 대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1000개 이상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미국립보건원(NIH)에서도 지난 1월부터 이 치료법을 공인하기 위해 위막성 대장염 성인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국내에서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대변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얼마나 많은 시술이 이뤄지는지 통계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 한 병원에서만 지난해 30건이 넘는 시술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 
 
전문가들은 대변에는 이로운 균뿐 아니라 해로운 균도 살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사고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학계에서는 대변이식 환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막스 FDA 바이오의약품 평가연구센터장은 “FDA에서는 대변이식술 임상시험에 대해서도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에서처럼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미 FDA는 2013년 7월 위막성 대장염을 치료하는 목적하에 의사가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대변이식술을 시행한다는 지침을 발표했었다. 동의서에는 대변이식술로 인해 항생제 내성균 감염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13일 FDA는 대변 샘플에 항생제 내성균 등이 섞여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를 하고, 이 균이 검출된 대변 샘플과 대변제공자는 대변이식술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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