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젊은 연구자들도 과로·잡무 시달려

2019.06.18 17:13
지난해 4월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2018 청년과학자 미래 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청중의 질의를 듣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지난해 4월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2018 청년과학자 미래 포럼'에서 토론자들이 청중의 질의를 듣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유럽의 젊은 연구자들도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시간의 30%만 연구에 쓰고 나머지는 관리 감독과 행정업무, 제안서 쓰기 등에 썼다. 연구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업무 과부하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로와 연구를 제외한 다른 일에 시달리는 것은 한국 청년과학자가 느끼는 어려움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8일 범유럽 청년 연구자들이 모여 만든 네트워크인 ‘유럽 젊은 연구자(YAE)'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자들이 경력 초기에 만나는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2018년 1월 수행된 설문조사에는 회원 104명이 이메일로 설문조사에 참여해 질문 100개에 응답했다.

 

유럽의 젊은 연구자들은 시간 부족, 직업 불안정, 자금 조달, 과도한 행정 순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많은 시간 일했다. 응답자 중 95%가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보고했다. 50%는 50시간 이상 근무했고 이들 대다수는 계약상 근로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에 대한 개념이 비교적 명확한 서유럽과 달리 서유럽을 제외한 국가들일수록 더 길게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이 장시간 일을 하지만 모든 시간을 연구에 쏟아붓는 것은 아니었다. 근무 시간의 30%만 연구에 썼다. 학생들을 관리감독하는 데 드는 시간과 행정업무를 보는데 드는 시간은 각각 19%였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활용하는 시간은 15%였다. 자금 조달을 위한 제안서 작성에는 13%의 시간을 썼다. 연구와 강의가 아닌 일을 하는 데만 절반 이상의 시간을 쏟는 것이다.

 

높은 업무 부하와 연구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은 높은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나빴던 순간 스트레스 강도가 얼마냐는 질문에 연구자들은 평균 80% 수준이라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직업 안정성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소속 연구기관의 테뉴어 제도를 이해하고 있냐는 질문에 연구자들의 3분의 1만 ‘그렇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YAE가 처우 개선의 목소리를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 한 응답자는 “조교수들이 학생 수백명의 일정을 관리하고 대학 설문지를 돌리고 대학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학에서는 수백 명의 사무직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행정과 관료 업무는 대부분 연구를 하는 교수들에게 주어진다”고 지적했다.

 

유럽 젊은 연구자들이 꼽은 행정업무 과다와 시간부족은 한국 청년연구자들도 그대로 느끼는 어려움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4월 대학원생과 신진 연구자 등 청년과학자 23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년연구자는 연구수행 관련 어려움을 25.5%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수행 관련 어려움에서 문제로 지적된 것은 행정적 업무 과다와 연구비 처리 불합리(26.7%), 개인연구와 과제병행에 따른 시간 부족(17%)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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