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혈액만으로 다운증후군 더 정확히 판별하는 물질 나왔다

2019.06.18 13:17
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연구팀(왼쪽부터 배영경, 권하정, 정지선, 양인철 연구원)이 전검사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KRISS 제공
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연구팀(왼쪽부터 배영경, 권하정, 정지선, 양인철 연구원)이 전검사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KRISS 제공

태아의 기형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배에 바늘을 찌르는 양수검사 대신 산모의 혈액만을 사용하는 '비침습적 산전검사(NIPT)'가 각광받는 가운데, 국내연구팀이 NIPT의 정확도를 높이는 표준물질을 개발했다.


권하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18일 산모의 혈액을 이용해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판별하는 NIPT용 표준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임신 10주 이상이 되면 임신부는 태아의 다운증후군 여부를 알아보는 산전검사(NIPT)를 받는다. 혈액을 통해 특정 염색체의 개수를 가려내는 것이다. 임산부 혈액에 존재하는 미량의 태아 DNA를 분석해 특정 염색체 개수에 대한 이상 여부를 판별한다. 다운증후군은 2개가 존재해야 하는 21번 염색체가 3개가 있을 때 나타난다. 산전검사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양수검사로 이어지는데, 양수검사는 합병증 위험이 있는 데다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NIPT만으로 기형 여부를 판단하기엔 신뢰성이 아직까지 낮다. 검사 자체의 난도가 높고 혈액에서 DNA만 거르는 정제 과정에서 DNA를 최대 50%까지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물질을 쓴다. 어느 화학종에 대해 그 표준이 되는 물질로 검사 장비 교정이나 실험 방법의 정확성을 개선하는데 활용한다. 

 

지금까지는 정제된 다운증후군 양성 DNA를 용액에 첨가한 형태로 활용됐다. NIPT의 검사결과는 DNA 정제과정에 따라 신뢰성이 달라지는데, 이미 정제된 물질로는 검사 기관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권하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이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혈액만으로 기형아를 판별하는 ‘비침습적 산전검사(NIPT)’용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권하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이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혈액만으로 기형아를 판별하는 ‘비침습적 산전검사(NIPT)’용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연구팀은 안정동위원소표지 DNA를 이용한 새로운 DNA 정량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안정동위원소표지 DNA란 DNA를 구성하는 4종 염기를 구성하는 탄소원자와 질소원자를 인위적으로 동위원소인 13C와 15N으로 치환하도록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것이다. DNA 정제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정해 원래 함유된 DNA 양을 측정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새 표준물질이 실제 임산부 혈액의 DNA와 99%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권 연구원은 “다운증후군 표준물질로는 세계 최초로 혈청 형태로 개발됐다"며 "현재 NIPT를 제공하는 업체들에 3회 정도 보급되어 품질관리와 정확도 향상을 위한 시료로 시범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인철 책임연구원은 “검사기관이 표준물질로 NIPT를 수행하면 21번 염색체가 3개라는 확실한 답이 나와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검사 과정의 오류를 의심해봐야 한다”며 “이번 표준물질은 NIPT 전 과정의 품질관리에 사용할 수 있어 NIPT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임산부의 추가 검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이번 표준물질 개발에 활용한 DNA 정량분석 방법은 복잡한 매질에서 DNA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질병의 진단부터 혈액이나 식음료 등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시료의 품질 평가까지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운증후군 표준물질 제조과정을 나타냈다. KRISS 제공
다운증후군 표준물질 제조과정을 나타냈다. KRIS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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