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 진동에너지로 정보 저장한다

2019.06.17 12:16
평면 형태의 이황화몰리브덴에 서로 다른 영역이 각기 다른 ′밸리′를 형성한 모습을 나타냈다. 두 밸리가 만난 지점을 조절하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흐르는 전류가 형성되며, 이를 조절도 할 수 있다. 반도체 다이오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 DGIST
평면 형태의 이황화몰리브덴에 서로 다른 영역이 각기 다른 '밸리'를 형성한 모습을 나타냈다. 두 밸리가 만난 지점을 조절하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흐르는 전류가 형성되며, 이를 조절도 할 수 있다. 반도체 다이오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 DGIST

20세기에 탄생해 지금까지 널리 활용되는 전자공학은 전자가 흐르는 방향과 크기 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해 왔다. 최근 들어 전자가 지닌 다른 성질을 이용해 정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저장하고 활용하려는 차세대 자성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이런 차세대 자성기술 후보 가운데 하나인 ‘밸리트로닉스’를 현실에서 만들고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이재동 신물질과학전공 교수와 김영재 연구원이 밸리트로닉스에서 정보 저장과 처리를 위해 구현해야 할 성질을 만들고, 이에 따라 특이한 전류 흐름을 형성하며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계곡’이라는 뜻의 ‘밸리’는 전자의 파동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에너지의 최대 또는 최소값을 의미한다. 밸리는 양자역학적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이를 정보 저장의 단위로 활용하면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값을 나타낼 수 있거나 병렬연산을 할 수 있는 ‘양자정보’를 저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전자의 흐름 방향이나 크기를 사용하는 기존 전자공학은 물론, ‘스핀’이라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하는 다른 차세대 전자공학인 ‘스핀트로닉스’나 나노공학 분야에서 밸리를 구현하고 제어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에서 구현하기에 까다로워 실제 소재를 대상으로는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이 교수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각광 받는 이황화몰리브덴이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이 물질은 분자가 한 겹 평면 형태로 넓게 펼쳐져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이 물질에 전자를 추가해, 일정 영역이 동시에 같은 밸리를 만드는 특성을 지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론상의 밸리를 실제 물질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평면 상의 서로 다른 영역에 다른 밸리 값을 갖도록 만들면, 지금의 반도체와 비슷한 구조를 하나의 소재를 이용해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서로 다른 밸리 영역이 맞붙어 있는 경우, 양쪽 영역의 크기를 조절하자 한쪽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원래는 전자가 존재할 수 없는 에너지 영역(밴드갭)이지만, 특정 조건 하에서 이 영역을 넘어 전자가 이동하는 게 반도체의 핵심 특성이다. 특히 한쪽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성질은 전자공학에서 전압을 가할 때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반도체 소자인 ‘다이오드’와 비슷하 특성으로, 다이오드를 나노 구조에서 하나의 소재로 구현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이오드는 빛을 내는 특성 등이 있어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널리 쓰인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밸리 자성 현상과 전기 신호 제어라는 서로 다른 두 현상을 판 형태의 단층 단결정 물질에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밸리트로닉스의 핵심 이론을 발견했다”며 “저전력, 초고속 정보저장 플랫폼 발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 5월 22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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