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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부실감독, 한수원 몰이해 한빛1호기 사태 불렀다”

2019년 06월 11일 17:21
이미지 확대하기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에 위치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에 위치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지난 5월 10일 발생한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정 미비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방만한 운영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됐다. 규제 당국과 운영 기관의 총체적 부실이 지적됐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 회의에서 한빛1호기 수동 정지 사건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보고에서 과방위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원안위가 투입한 특별사법경찰관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과방위 의원들은 자체적으로 사고와 관련된 보고서와 이력 자료 등을 토대로 규제당국인 원안위와 한수원의 총체적 관리 부실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 “원안위 고시에 열출력 초과 의무 보고 규정 없어”

 

이미지 확대하기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빛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에 대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빛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에 대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한빛1호기 수동정지’ 중간 점검 결과 자료를 통해 원안위 고시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고장 발생시 보고·공개 규정’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원안위 고시에 따르면 이번 한빛1호기에서 발생한 것처럼 ‘열출력 초과’ 자체에 대한 보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원안위는 5월 9일 한빛1호기에 대해 ‘임계후 시험’을 승인했고 한수원이 임계후 시험인 제어봉 시험을 하던 5월 10일 열출력 제한치 초과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열출력 초과 발생 후 9시간 30분이나 지나 수동정지하게 된 데는 이같은 규정 미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수원이 원안위에 보고한 사항은 ‘열출력 기준치 초과’가 아니라 ‘보조펌프 자동기동’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의원실은 또 한수원이 ‘운영기술지침서’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자료에 따르면 5월 10일 10시 30분 열출력이 5% 초과돼 약 1분간 열출력 18%까지 진행됐고 10시 32분 제어봉 삽입 직후 열출력은 5% 이하로 떨어졌다. 

 

한수원은 열출력이 5% 이하로 떨어지자 원자로 수동정지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수원의 한빛1호기 운영기술지첨서에 따르면 열출력이 기준치(5%)를 초과하면 원자로를 수동 정지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수동정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실은 “결국 열출력 초과 사실이 원안위의 보고 대상이 아니어서 원안위에 보고되지 않은 상태로 원자로를 계속 가동하다가 ‘보조 급수펌프 자동기동’ 상황이 발생하자 비로소 한수원이 원안위에 보고한 것”이라며 “수동정지 원인이 되는 열출력 제한치 5% 초과시에 보고 의무가 없다는 규정 미비점 때문에 원안위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10시간 가까이 시간이 경과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열출력 초과 후 곧바로 제어봉 삽입으로 열출력이 정상화된 상태에서 보조급수 펌프가 자동으로 가동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다면 한수원이 열출력 초과 사실 자체를 아예 원안위에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 “한수원, 당시 근무자들 원자로 상태 착각한 사실 숨겨”

 

이미지 확대하기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희 민주당 의원실은 한수원 발전처가 작성한 미공개 문건을 공개하며 당시 한빛1호기 근무자들이 원자로 시동이 꺼진 것으로 착각한 채 반응도 계산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한수원은 자체조사를 통해 이런 내용을 이미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철의 의원실이 11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문건은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원인 및 재발방지대책 보고’ 문건이다. 이는 한수원 발전처가 지난달 15일 작성한 보고서로 그동안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건에는 당시 근무조가 제어봉 인출 전 반응도 계산을 수행하며 원자로 상태가 미임계인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어봉을 인출하면 원자로 출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원자로 반응을 사전에 계산해야 하는데 상황 자체를 잘못 인지하고 계산했다는 의미다. 

 

근무자 실수 외에 설비 이상 가능성도 문건에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원자로 제어봉이 장애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함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수원이 제시한 재발방지대책에 제어봉 구동장치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포함된 게 근거다. 만일 제어봉에 결함이 있다면 한빛1호기는 전면 설비 점검에 따른 가동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철희 의원은 “한빛1호기 사고는 한수원의 안전불감과 기강해이가 불러온 상식 밖의 사고”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원자로 운영 시스템 및 설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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