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리서치콘퍼런스]“폭발적으로 늘어날 배터리 시장. 국제협력 필수”

2019.05.30 15:50
이미지 확대하기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개최한 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지난 29일(현지 시각) 참석한 리틀우드 영국 패러데이연구소장은 "현재 배터리 시장 판도에서 영국은 한국과 일본 등에 밀려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만큼 결국 맡을 몫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개최한 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지난 29일(현지 시각) 참석한 리틀우드 영국 패러데이연구소장은 "현재 배터리 시장 판도에서 영국은 한국과 일본 등에 밀려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만큼 결국 맡을 몫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IBS 제공

“배터리 시장은 소수 국가나 기업이 독식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결국 국제협력은 필수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개최한 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지난 29일(현지 시각) 참석한 리틀우드 영국 패러데이연구소장의 전망은 명확했다. 현재 배터리 시장 판도에서 영국은 한국과 일본 등에 밀려 후발주자이지만,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만큼 결국 맡을 몫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리틀우드 소장은 미국 과학계의 최고 두뇌들이 모인 아르곤국립연구소장을 최근까지 역임했다. 현재 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이기도 하며, 자기장과 초전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손꼽힌다. 그가 이끄는 영국 패러데이연구소는 2017년 설립됐고 영국 정부가 수천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배터리 산업을 이끌 과학계의 첨병이다. 연구소 운영 철학 자체가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응용과 산업화까지 염두에 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필수로 한다. 한마디로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철학이 녹아 있다는 얘기다.


패러데이연구소의 우선 관심사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다.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는 환경오염 문제와 한정된 석유자원의 고갈이라는 아킬레스건을 해결할 수가 없어 전기차 보급은 이미 대세가 됐다는 게 업계와 과학계의 중론이다. 리틀우드 소장은 “배터리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니만큼 특정 국가나 기업이 관련 시장을 독과점하긴 어차피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례로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가 가진 배터리 관련 특허를 한국 대기업이 사들여 제품을 생산하고, 생산된 배터리는 다시 미국 자동차 회사에 팔리는 것처럼 배터리 산업은 협업이 필수가 됐다고 리틀우드 소장은 설명했다.


이런 전망은 배터리 산업에선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영국이 대규모 기술개발에 들어간 것과 맥을 같이한다. 리틀우드 소장은 “한국과 일본이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도 투자에 나선 것이 맞다”면서도 “시장이 충분히 확대될 것이니만큼 영국의 몫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틀우드 소장은 영국이 금융의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특히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도 많다. 신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일으킬 바람이나 태양광 같은 자원이 일정하지 않아 만들어진 전기를 저장하는 시설이 필수적이다. 전기차 외에도 배터리 시장이 대규모로 필요한 새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 같은 전망은 한국 과학계에서도 나온다. 이번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한 박제근 IBS 강상관계물질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배터리와 관련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강조했다. 배터리 시장이 워낙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5~10년 안에 필요한 기술을 큰 틀에서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제근 부단장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15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2016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한 이 분야 최고 과학자다. 


박 부단장은 “급한 상황이 닥쳐서야 인재를 양성하려고 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기술을 내놓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 연구가 상용화를 목표로 할 때에는 방향성이 달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부단장은 1970년대 일본 회사들 간에 붙은 영상기술 표준 경쟁을 거론하며 “당시 소니의 VHS 기술이 더 우월했지만 시장성에서 뒤떨어져 도태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밀턴케인즈=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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