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통합으로 번성한 유럽 과학기술, 갈림길에 서다

2019.05.25 09: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3일 점으로 표현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이번 주 표지에 실었다. 유럽의 각 도시별로 학술 논문이 발간된 수에 따라 음영으로 표현했다. 색이 짙을수록 발간된 논문 수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처는 이번 주 유렵연합(EU) 의회 선거에 맞춰 유럽 대륙의 과학 연구 현황과 정치에 따른 과학의 위기, 미래에 대해 조명했다.

 

네이처는 사설에서 5년에 한번 진행되는 이번 의회 선거에 과학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문제와 극우 포퓰리즘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의 과학이 번창하는 데 역할을 한 통합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특한 경제와 정치 연합을 구성했고 연구 협력도 이와 같은 배경 하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대규모로 자유롭게 협력하는 그룹이 많다는 것은 유럽 대륙 과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네이처는 소개했다.

 

EU 내 연구와 혁신을 위한 프레임워크 프로그램도 큰 역할을 했다. 10년전에는 EU 예산의 4%였지만 현재 8%로 증가했다. 이 예산은 개별 EU 회원국들의 정부 연구개발비 총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럽연구위원회(ERC)를 설립하고 국가간 연구 프로젝트와 교육 시스템을 지원하는 데 쓰이며 유럽 연구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일조했다고 네이처는 분석했다. EU 내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이 연구 시설을 건설하는 걸 돕기 위해 지금까지 쓰인 추가 기금 440억 유로(약 58조 원)도 유럽 대륙에 연구 다양성을 불어넣는 견인차였다.

 

하지만 이런 유럽 대륙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네이처는 유럽 대륙의 연구는 여전히 높은 인용수를 갖고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 과학과 연구비 지출에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과 같은 국가들이 이전의 연구 지출 수준과 과학자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게 큰 이유다. 특히 새로운 EU 회원국 중 일부는 국내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꺼리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브렉시트를 비롯해 포퓰리즘과 민족주의가 만연하면서 EU가 분열하게 된다면 유럽 과학의 가장 큰 장점인 협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게 네이처가 이번 유럽의회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네이처는 사설을 통해 “사회적, 환경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건한 연구가 필수”라며 “이를 만드는 것은 협력을 통한 장기적인 계획과 사회적 안정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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